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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택배 노동자 수수료 삭감안 통보한 우정사업본부건당 최대 360원 깎고, 삭감분은 물량 늘려 메워라? … 노동자 2천300명 5월 중순 상경투쟁 예고
▲ 택배연대노조
6월 말 재계약을 앞둔 우체국 위탁택배 노동자에게 우정사업본부가 수수료 삭감안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수료 개편안대로라면 1천166원이던 건당 수수료가 최대 800원으로 줄어든다. 위탁택배 노동자는 우정사업본부 자회사인 우체국물류지원단과 2년마다 업무위탁계약을 맺는다.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 노동자다.

“최대 80만원까지 임금 줄어”

2일 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본부장 윤중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소포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수수료 개편안을 노조에 공개했다. 수수료 개편안을 보면 그동안 물량 한 개당 1천166원의 정액수수료를 받았던 위탁택배 노동자에게 지역별·급지별(인당 배달면적)에 따라 차등 수수료를 지급한다. 2킬로그램 이하의 초소형소포 단가는 수납 당시 요금·급지별 차이가 있지만 800원까지 내려간다. 현행보다 건당 수수료가 최대 360원 감소하는 것이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의 수수료 개편안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위탁택배 노동자의 월 수입은 60만~80만원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우체국물류지원단 관계자는 노조 주장을 “지난해 물량 기준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60만~80만원이 삭감된다는 것은 과장된 수치”라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개편된) 단가를 적용해서 (수수료가) 줄어든다면 지난해 수입을 보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물량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단가 인하로 줄어든 수입을 물량을 늘려 채우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윤중현 본부장은 “우정사업본부는 물건을 더 줄 테니 총수입은 달라질 것 없지 않느냐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위탁배달 노동자 과로사 문제로 치환하려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과로사 문제 대안으로 집배원 2천명을 충원하는 대신 올해 말까지 위탁택배 노동자 750명을 충원하기로 결정했다.

수수료 보전용 물량을 소화하려면 과로가 불가피하다. 진경호 전 우체국본부장은 “삭감된 임금을 보존하려면 한 달에 800건, 하루에 물량 40건을 더 처리해야 한다”며 “위탁택배 노동자가 노동시간을 두 시간가량 더 늘려야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지적했다.

우체국물류지원단 관계자는 물량 증대가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노동 부하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소형 소포처럼 부피가 작은 물량과 (한 곳에) 일괄 배달할 수 있는 계약소포같이 배달하기 쉬운 물량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재계약 안 하면 계약해지, 노동자 코로나19로 속앓이”

위탁택배 노동자들은 우정사업본부의 수수료 개편안에 반대하면서도 저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장 노동자들의 계약이 6월 종료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단행동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달 우체국물류지원단에 계약기간을 3개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요청을 거절했다. 우체국물류지원단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와 원만하게 협의하는 상황”이라며 “7월1일자로 재계약을 하고 있는데 회의·집회·쟁의행위를 할 수 없으니까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약을 연장해 달라는 것은 논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한 달간 두 차례 간담회를 통해 수수료 개편안을 노조에 설명하고 위탁택배 노동자 의견을 수렴했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노조는 재계약 시점을 두 달 앞둔 위탁택배 노동자가 우정사업본부의 개편안에 저항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진경호 전 우체국본부장은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인 우체국 위탁택배 노동자들은 계약종료 전까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우정사업본부가 계약을 해지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위탁배달원의 안정적 수입 보장, 업무의 강도에 비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마련하고, 수수료 개편에 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현장 불편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 우체국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수수료 개편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5월 중순 위탁택배 노동자 2천300명이 상경해 집회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회에는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1천500명도 결합한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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