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섬식품노조가 30일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최근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한 파리크라상 품질관리교육기사에 대한 인사발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SPC그룹 소속인 파리크라상이 품질관리교육기사(QSV) 200여명을 한꺼번에 보직해제하고, 영업지원부서로 강등 발령해 논란이다. 최근 이들이 화섬식품노조에 가입하자 보복성 인사 조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화섬식품노조와 노조 파리크라상지회(지회장 곽형석)는 3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PC는 품질관리교육기사들에 대한 부당인사 발령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6일 QSV 200여명의 보직을 해제하고, 4월1일자로 영업지원부서로 발령 냈다. 파리크라상 QSV들은 파리바게뜨 매장 품질관리와 매장 직원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2017년 협력업체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이 QSV들에게서 출근시간 관리는 물론 업무 전반을 지시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관리가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로 넘어간 이후에는 역설적으로 QSV들의 고용불안이 계속됐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들에게 피비파트너즈로 이직을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섬식품노조 관계자는 “이직 조건이나 지위에 대한 아무런 보장도 없이 무조건 자회사로 가라고 했다”며 “이를 거부하자 교육기사들을 가맹점포로 보내 생산지원에 투입하겠다고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파리크라상노조 조합원이던 곽형석 지회장은 “일련의 고용불안 문제를 노조에 상담하며 보호를 요청했지만, 노조가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노조를 탈퇴하고 지난 20일 화섬식품노조 문을 두드린 이유다. QSV 200여명이 파리크라상지회에 가입했다. 그러자 지회 설립 6일 만에 회사는 전격적으로 보직해제·인사발령을 단행했다.

실제 파리크라상노조 탈퇴 후 회사 관리자가 지회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회유성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곽 지회장은 “대부분 근속 10년 이상 경력으로 파리바게뜨 제품 품질교육을 담당했던 직원들을 하루아침에 입사 1년차가 하는 지원기사로 강제발령을 냈다”며 “회사는 부당한 인사발령을 취소하고 파리크라상지회와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회는 법적 대응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와 관련 SPC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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