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한다며 제너럴모터스(GM)가 전 세계 임직원 임금 지연지급·삭감 등 긴축경영 조치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현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한국지엠도 팀장급 이상 임금 지연지급과 삭감을 결정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메리 바라(Mary Barra) 지엠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지엠 전사에 메일을 보내 다음달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사무직 노동자들의 임금 20%를 한시적으로 지급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금액은 올해 4분기 말 혹은 늦어도 내년 1분기 내 이자와 함께 일시불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지엠과 한국지엠 경영진은 총급여의 25~30%를 삭감한다고 밝혔다.

글로벌지엠 방침에 따라 한국지엠은 지난 27일 △팀장 이상 20% 지연지급 △상무 이상 20% 지연지급과 5% 임금삭감 △전무 이상 20% 지연지급과 10% 임금삭감을 결정했다.

간부급 임직원들의 임금지연과 삭감 결정에 노동자들도 술렁이고 있다. 최근 임금동결과 성과급 미지급 내용을 담은 ‘2019년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이어 ‘2020년 임금·단체교섭’에서까지 회사가 코로나19를 핑계로 임금동결·후생복지 삭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지엠이 임금 지연지급 대상으로 언급한 사무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차준녕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장은 “지금까지 임금동결·복지축소를 묵묵히 감내했는데, 임금 지급까지 연기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단협상 임금지급 연기 등은 반드시 노사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만약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체불을 할 경우 법적조치를 포함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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