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진통 끝에 임금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을 골자로 한 2019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현장에서는 지부장 단독합의 논란이 일며 내부 반발이 적지 않다. 합의내용에 대한 불만과 함께 현안인 부품물류센터 폐쇄를 완전히 철회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부가 무리하게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목소리다.

26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성갑)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5일 열린 15차 교섭에서 2019년 임금(기본급)을 동결하고 2018년 성과급·일시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잠정합의서 도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의원들이 임금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 반발하며 퇴장하는 등 진통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팀장급(피플리더) 이상 간부들은 지난해 초 2018년 성과급을 1인당 평균 1천700만원씩 받았다. 이달 말에는 2019년 성과급까지 받는다. 한국지엠과 글로벌지엠의 성과를 연계해 지급하는 ‘팀 지엠 성과급’이다. 간부급과 조합원 임금체계가 다르다는 점에서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조합원들이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임금교섭과 별개로 최근 현안으로 대두된 창원부품물류센터·제주부품사무소 폐쇄 계획을 철회시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부는 창원·제주 부품물류센터 통합 관련 특별노사협의회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회사 약속을 받아 냈다. 계획 철회와는 차이가 있다는 불만이다.

이날 작성된 회의록에는 “회사에서 제시한 방안과 노조가 제안하는 방안 중 고객만족도와 효율성이 높은 방안을 선택하도록 한다”며 “회사가 제시한 방안이 현행보다 과도한 비용을 추가로 발생시킨다고 판단되면 시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부 사무지회 관계자는 “고객만족도와 효율성은 회사가 데이터를 만들어 오기 나름”이라고 비판했다.

김성갑 지부장은 “부족하고 아쉬운 잠정합의안”이라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김 지부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새로운 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2019년 투쟁의 터널을 반드시 벗어나야 하기에 지부장으로서 잠정합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쉽고 부족한 것은 2020년 임단투에서 반드시 만회하겠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지부는 30~31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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