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한 생산량 확보를 위한 주 56시간 특별연장근로 시행을 결정하지 못했다.

지부는 25일 오후 울산공장 지부 대회의실에서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주 52시간 초과근무 관련 안건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부 관계자는 “확대운영위원들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지부에 주 48시간(주 40시간+토요일 특근 8시간) 근무시간을 3개월간 주 56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이 셧다운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연장근로를 통해 팰리세이드·GV80·그랜저·투싼 같은 인기 차종의 생산량을 높이고, 이달 말 출시되는 G80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부 또한 생산량을 만회해야 2020년 임금인상 요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특별연장근로 시행을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장에서 “어렵게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 주 52시간 근무를 만들었는데, 다시 주말 없는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거나 “특별한 경우라도 한시적으로 주 52시간제를 유예하면, 나중에는 무급휴직·희망퇴직·정리해고까지 양보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날 확대운영위에서도 단일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전날 오전에 열린 전직 지부장 간담회에서도 찬반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 입장을 가진 지부장들은 “어려울 때 생산에 협조해야 올해 임금인상 명분이라도 쌓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 입장을 가진 지부장들은 “코로나19로 전 산업에 걸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부는데 현대차 노사만 이기적으로 잘 팔리는 차 만드는 데 합의했을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지부는 각 사업부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6일께 차기 확대운영위 회의를 열고 다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부 확대운영위는 이날 코로나19 위기극복 국민돕기 모금운동에 전 조합원이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