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제강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 20일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참석해 “하반기 있을 회장 추천 과정에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B국민은행지부
2017년 이후 매년 주주총회에서 노조추천 사외이사의 이사회 진출을 추진했던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류제강)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단계에서부터 노조 참여를 보장할 것과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시 직원을 대표할 이가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22일 지부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과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 경영경제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결정됐다. 지부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하지 않고 오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말라는 반대 의견을 냈다. 오 교수가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과거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사외이사로서 연말에 가동할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 위원을 맡는다. 윤 회장은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하면 3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부 관계자는 “오 교수가 사외이사로서 경영진을 견제하는 독립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사외이사 선임과 회장 추천 과정에 감시자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부는 회장 선출 과정에 직원 대표로서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류제강 위원장은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할 때 보다 적극적인 검증절차를 제도화하고 인선자문단에 이해관계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하반기에 구성될 회장추천위에도 인선자문단을 운영하고 반드시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부는 노동이사제를 실현하기 위해 2017년 11월 임시주총에 하승수 변호사를, 2018년 3월 정기주총에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으나 결국 부결됐다. 지난해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가 주주총회 개회 전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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