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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시장 일용직 처지 타다 드라이버] “새벽에 봉고차 못 타면 그날은 노는 날입니다”타다 드라이버 비대위 19일 출범식 개최 … “회사는 서비스 중단 정책 철회하라”
▲ ▲ 19일 오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타다 드라이버 비상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김태환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인력시장 노동자 있죠? 새벽에 봉고차 못 타면 오늘 일 없는. 우리 드라이버도 같아요. 아침에 ‘타다 드라이버’ 앱을 열어요. 거기에 ‘차 넘버’가 없으면 노는 날인거예요. 시급 1만원이라지만 휴게시간 없이 하루 10~11시간 일했어요. 주휴수당·심야(야간)수당·휴일수당 그런 게 아예 없어요. 드라이버한테 시급 1만원 주고, 고객님들 모셔 주면서 (회사는) 어마어마한 혁신을 이뤄 냈다고 생각하는데, 혁신 속에는 드라이버들의 한숨이 있었던 거죠.”

승합차 기사동반 호출서비스 타다 드라이버로 6개월 동안 일했다는 이태진(43·가명)씨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놓이자 서러움을 토해 냈다. 지난 4일 타다 운영사이자 쏘카의 자회사인 VCNC(대표 박재욱)가 ‘베이직’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고, 감차를 본격화하면서 이씨를 포함한 1만2천여명의 타다 드라이버가 실직을 앞두게 됐다. 주 6일, 하루 8~10시간 일하던 이씨는 현재 주 1~2회만 출근하고 있다. 한 달 내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회사의 감차 계획이 진행되면서 일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달 받을 급여를 50만~60만원으로 예상했다.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생존 위기에 몰린 드라이버 200여명이 타다 드라이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태환)를 꾸렸다. 비대위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비대위 출범식을 열고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을 철회하고 모든 드라이버를 근로자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드라이버들은 ‘플랫폼 노동’ ‘혁신’으로 불리는 타다 노동현실을 증언했다. 타다 운전기사는 용역업체에 고용된 뒤 타다에 파견되거나, 인력소개업체를 통해 알선된다. 파견업체 노동자도 일부 있지만 특수고용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할 시간을 선택할 자유는 없다. VCNC는 드라이버가 원하는 요일이나 시간에 일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배차 결정권자인 회사가 배차를 하지 않으면 일할 수 없다.

“혁신 일자리 드라이버의 한숨”

타다 서비스 중단을 가져온 결정적 계기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 통과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에는 렌터카 기사 알선을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운행할 때만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렌터카 사업을 가장해 콜택시 사업을 한다던 비판을 받은 타다의 베이직 서비스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베이직 서비스는 고객이 타다 앱을 통해 호출하면 원하는 장소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로, 콜택시와 다름 없다. 타다는 베이직 서비스 외에 프리미엄(준고급 세단 운행)·에어(공항 이동 전용)·프라이빗(차종과 경유지 선택 가능) 서비스를 하는데 베이직 서비스가 전체의 90%를 점한다. 박재욱 대표는 개정안 통과가 알려진 직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타다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겠다”고 밝혔다.

타다 드라이버와 노동·시민·사회단체는 “타다는 혁신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타다 드라이버로 10개월 정도 일했다는 A씨는 “플랫폼 노동이 뭔지 알지도 못하고 일을 시작했다”며 “(경험해 보니 플랫폼 노동은) 주간·야간, 주중·주말 나눠 일하는 알바 쪼개기였다”고 주장했다.

신인수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장)는 “이재웅(쏘카 전 대표)은 혁신을 강조하지만 타다 드라이버의 노력과 공헌에 의해 이뤄진 혁신이라는 상징과 경제적 이득은 다 독점했다”고 비판했다. 타다가 ‘혁신’으로 칭송받은 배경에는 회사 지시에 따라 규율되는 드라이버들의 노동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타다 드라이버는 회사의 배차 요청을 15초 내 수락해야 했다. 수락이 지연되면 배차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드라이버는 △원치 않는 대화 △담배 등 불쾌한 냄새 △급정거·급발진 여부 같은 VCNC가 만든 평가기준을 충족해야 했다.

“드라이버 생존권 보장하라”

비대위는 1만2천명의 타다 드라이버 생존권 보장을 위해 회사가 노동자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인수 변호사는 “1년4개월 뒤에 시행되는 법으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근거가 없다”며 “(회사는 타다 드라이버를 통해) 이익과 명성을 얻고 혁신이라는 칭송을 받았다면 이들 고용에 따른 책임과 위험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플랫폼산업과 플랫폼 노동의 본질을 보여준다”며 “타다는 플랫폼 노동과 간접고용이 합쳐 만들어진 악질적인 노동착취 기업으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는데도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고, 사업을 하다가 망해도 도망칠 수 있고,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책임을 묻지 않으면 이런 무법천지의 사업이 또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VCNC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향후 모든 법적 수단을 활용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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