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북부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지역 의료공백 해소와 주민 건강권 강화를 위한 공공의료 강화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충북 북부지역 공공의료강화 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지역에 공공보건의료사업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의료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충청북도 공공보건의료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충북도민 건강지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충북도는 치료가 가능한데도 사망하는 치료가능사망률이 58.5%로 전국 1위다. 전국 평균은 50.4%다. 2018년 기준 서울시 기대수명은 84.1세인데 비해 충북은 81.9세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였다. 그중 단양군 기대수명은 79.01세로 252개 전국 시·군·구 중 248위였다.

대책위는 충북도 건강지표가 나쁜 이유가 응급의료시설 부족과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충북지역 11개 시·군 가운데 응급의료센터는 청주 6곳, 충주 2곳, 제천 2곳, 진천과 옥천에 각각 1곳이 있다. 나머지 음성·단양을 비롯한 6개 자치단체에는 없다. 2016년 기준 충북도 시·군지역에서 청주권을 제외하고 응급실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시간 이상 3시간으로 나타났다. 괴산군은 145분, 음성군은 168분, 보은군은 258분, 제천시는 193분, 진천군은 188분이었다.

대책위는 충북지역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건국대 충주병원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건국대가 의학전문대학원을 서울캠퍼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건국대 서울병원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500병상 규모로까지 운영되던 건국대 충주병원이 200병상 규모로 축소됐다. 대책위는 “건국대법인이 교육부 등의 지적으로 최근 의학전문대학원을 충주로 환원하기로 결정했지만, 환원된다 하더라도 수련·실습은 여전히 800병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인 건국대 서울병원에서 진행되므로 실제 충북지역의 의료인력 확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국대법인은 건국대 충주병원을 실습병원으로 하는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그 밖에도 “충북도의 공공보건의료 방향을 담은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실행할 공공보건의료사업지원단을 설치·운영해 충북도민의 건강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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