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줄어든 생산량 만회와 부품사 물량 확보를 이유로 한시적 주 56시간 근무를 추진한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 현재 주 48시간(주 40시간+토요일 특근 8시간) 근무시간을 주 56시간으로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울산공장은 현재 주 40시간 근무를 하고 있고, 사업부별로 토요일 특근 8시간을 하고 있다. 울산공장 3월 생산계획을 보면 4·5공장을 제외한 1·2·3공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특근이 잡혀 있다.

현대차는 한시적으로 3개월가량 8시간 특근을 추가해 생산량을 만회하자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달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수급 차질로 울산·아산·전주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8만대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조기 출고 요구가 많은 팰리세이드·GV80·그랜저·투싼 등 생산량을 높이고, 이달 말 출시되는 G80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특별연장근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부에 협의를 요청한 상태”라며 “일요일 8시간 특근을 할지, 토요일 특근에 붙여서 연장할지 구체적인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부와 연장근무를 합의하면 특근 방식은 사업부별로 협의한다.

지부는 사측의 제안에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지부 관계자는 “회사가 실무회의에서 논의하자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생산량이 만회돼야 부품 협력사들의 어려움까지 해소되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부는 지난 16일 소식지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생산손실이 10만대에 육박한 상황에서 생산량을 만회하지 않고서는 2020년 임금인상 요구 근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원청사의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품 협력사들은 신음하고 있고, 회사 존립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생산량 만회를 위해 특별연장근무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회사의 주 56시간 근무 추진이 주 52시간 상한제를 무력화하고, 노동자 건강권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현장 조합원은 “지금도 4공장·5공장 일부를 빼고는 매주 특근을 하고 있는데, 일요일까지 특근한다고 하면 논란이 될 것”이라며 “분위기에 떠밀려 특근을 한다고 해도 주중에 휴가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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