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효율성을 이유로 창원부품물류센터와 제주부품사업소를 폐쇄한 뒤 세종부품물류센터로 통폐합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지엠이 불과 1년 전에는 2개의 부품창고, 즉 “창원물류센터와 세종물류센터로 운영해야 효율적”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인천부품물류센터 폐쇄를 추진하던 회사가 주장한 것인데, 불과 1년 만에 “세종물류센터로 부품창고를 일원화해야 효율적”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16일 시저 와타나베 톨레도 한국지엠 VSSM(영업·서비스·마케팅) 부사장이 지난해 3월 인천물류센터 관련 특별노사협의 자리에서 한 발언록과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시저 부사장은 “부품창고 통합 관련 여러 조사를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 3개보다는 2개의 부품창고를 운영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에 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창원·세종부품물류센터 3곳으로 운영되던 것을 창원·세종물류센터 2곳으로 운영해야만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결국 같은해 5월 인천부품센터가 폐쇄됐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사가 “부품물류센터를 한 곳(세종)으로 일원화해야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지부는 “결국 종착역은 부품물류센터 전체 외주화”라고 주장했다. 효율성은 말뿐, 한국지엠이 부품물류센터 전체를 외주화하기 위해 단계적 폐쇄 절차를 밟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2개의 부품창고 운영이 효율적이라고 했다가 올해는 다시 1개 부품창고 운영이 효율적이라고 한다면, 내년에는 세종부품물류센터 자체를 외주화하자고 주장할 게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정재헌 지부 사무지회 정책교선실장은 “지금도 세종부품물류센터는 정규직은 50여명밖에 없고, 비정규직이 200여명이어서 사실상 외주화돼 있다”며 “창원부품물류센터까지 없어지면 외주화가 완성단계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품물류센터는 완성차 공장을 제외하고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곳”이라며 “부품물류센터를 외주화해 놓고 마진만 먹겠다는 의도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한국지엠 제주지역 부품·협력업체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제주지역 11개 부품·협력업체 대표들은 최근 “부품사업소 폐쇄를 강행하면 보유 중인 모든 재고 회수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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