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조직 이탈 속에 연세대, 명동성당에서 조합원 농성 계속

금융노조(위원장 이용득)는 10일 오후10시부터 정부와 밤샘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11일 오전 8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갔다. 최소 2만여명 이상의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있은 이용근 금감위원장과 이용득 노조위원장의 단독협상에서 한 때 의견접근이 되는 듯 했으나 은행지주회사법 관련 쟁점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정 대표는 11일 저녁 협상을 재개해 막판 타결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11일 밤 밤샘협상 결과 주목

10일 오후 9시경부터 연세대 노천극장 3만여명과 명동성당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두 군데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진행한 금융노조의 이용득 위원장은 3차협상이 결렬된 직후인 11일 오전 5시경 산하 전 조직이 예정대로 오전 8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11일 현재 연세대와 명동성당 등 두 곳에서 농성 및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파업 돌입 직후 노정간 협상은 더욱 가속화돼 결렬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날 3차협상에서 실무위원회가 구성돼 △관치금융 특별법 △금융지주회사 제정 △은행부실 처리방안 등 쟁점에 관한 의견조율에 나섰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했고, 11일에도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쟁점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시경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은 명동성당을 찾은 이용근 금감위원장과 단독협상에 나섰다.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회담장 주변에는 '정부의 진전된 안이 제시됐다'는 말이 돌고 노조의 노트북 컴퓨터가 반입되는 등 합의 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그러나 독대 내용에 재경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오후 협상은 일단 결렬됐다(7면 관련기사). 그러나 저녁에 또 한차례 대화를 갖기로 돼 있어 노정간 밤샘 협상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일부 조직 이탈…2만 파업대오 유지

11일 사상 초유의 금융총파업이 전개되면서 금융노조 산하 각 조직들 중 적극 참여하는 노조와 그렇지 않은 곳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날 조합원 참여가 저조하다며 파업불참으로 선회한 기업은행지부를 비롯, 일부 노조원들이 파업대오에서 이탈했다. 외환은행지부는 한 때 지부가 업무복귀를 결정했다가 노조원들의 반발로 이를 번복하는 일도 벌어졌다. 총파업 전야제가 진행되던 전날에 비해 다소 규모가 줄긴 했으나, 한빛, 조흥, 서울 등 대형 시중은행 지부와 지방은행노조원들을 주축으로 2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파업이 진행 중이다.

* 이용득 위원장 등 간부 6명에 소환장 발부

노조의 파업으로 이날 전국의 대부분 은행점포들에서 업무 차질이 빚어졌다. 노조원 대부분이 파업에 결합한 서울, 한빛, 조흥 등 대형 시중은행들의 대부분 지점에는 고객의 발길이 평일보다 뜸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편, 11일 오전에 이용득 위원장과 본조 국실장급 간부 6명에 대한 소환장이 발부됐는데, 경찰은 이들 간부들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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