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문자 통해 날아든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은 밥벌이 고된 길을 전한다. 여전히 붐비는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창문도 없는 일터에 간다. 다닥다닥 붙어 ‘닭장’이라 불리는 곳에 앉아 종일 말을 한다. 큰돈 드는 각종 질환과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안심 플랜을 상담한다. 말하기를, 일하기를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는 바이러스는 과연 그 사정을 가리지 않았다. 기저질환 오랜, 우리 사회 취약한 곳을 들추고야 만다. 주목받지 못한 집단해고 사정을 널리 전하려 저기 청와대 앞에 선 사람이 마스크를 고쳐 쓴다. 파업은 해고로 이어졌다. 일터에서 잘리고 다치거나 죽는 일은 잠시 멈추거나 미뤄 둘 수도 없는 것이었던지 오늘 누군가는 여전히 잘리고, 다치고, 죽는다. 오랜 병폐다. 고치기를 미룰 수도 없는 것인데, 총선 앞 공약도 흐릿하다. 이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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