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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광풍과 사업장 예방과 대응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2000년 이후 주기적으로 바이러스 전염병 대유행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처럼 연도를 나타내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은 향후에도 주기적으로 이런 바이러스의 유행이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에게 전가되는 공포와 불안
지침과 매뉴얼은 어디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면 마치 죄를 짓는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물론 감염병 확산과 방역을 위해 개인별 위생이 중요하겠지만 그것만으로 확산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감염 위험이 개개인에게 전가될수록, 왜곡된 불안과 공포로 인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피해자들은 자신들을 ‘전파자’ 또는 ‘가해자’로 보는 시선과 편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로 인해 감염을 숨기거나 자가격리를 안 하면서 온전히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종식시키고 나와 너, 우리가 함께 공존하고 온전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불안과 공포, 혐오와 배제가 아니라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

우리가 일하는 일터는 다중이 한곳에 밀집해서 모여 있기에 감염병 전파가 쉽고 확산될 우려가 크다. 코로나 감염이 확산하면서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는 예방을 위한 지침과 매뉴얼을 작성해서 사업장에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형태, 사업장 규모, 노동조합 여부에 따라서 해당 지침과 매뉴얼은 너무나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외국에 갔다 온 노동자들에게 강제로 14일간 휴가를 사용하게 한다. 심지어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노동자에게도 연차휴가 사용을 강제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생계문제가 걸려 있는 노동자들은 증상이 의심된다고 해서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기 어렵다.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등 고용형태에 따라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예방을 위한 양상이 다르면 온전한 감염예방이 되지 못한다.

대한감염학회 등 관련 학회들의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피해 최소화를 위한 권고안도 ‘노동자들의 경우 호흡기 증상이 의심되면 진단서를 내지 않고 쉴 수 있도록 보장하라’며 같은 맥락의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권고로만 그치지 않고 온전히 보장이 될 수 있는 행정행위를 발동해야 한다. 더불어서 5명 미만 영세사업장, 비정규 노동자, 중소·영세 하청업체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들까지 보호하고 예방할 수 있는 내용이 돼야 매뉴얼과 지침이 효과를 볼 수 있다.

과로사 조장하는 장시간 노동

방역과 치료 등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의료종사자·공무원들이 헌신과 희생을 넘어 과로사로 쓰러지고 있다.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시간은 정상적인 노동이 아니다. 과로사를 조장하는 비정상적인 노동이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재해·재난 상황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했던 특별연장근로 관련 시행규칙 개정해 업무량 급증 같은 경영상 사유에 대해서도 인가를 했다.

최근 노동부가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한 180개 사업장 중에서 방역과 마스크 등 코로나19로 인가받은 사업장이 107개고, 생산량 증가 등 경영상 사유로 인가한 곳이 73개나 된다. 대책 없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재난상황에서도 노동자 개인별 건강과 특성에 따른 휴식권을 보장하고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대책과 대안이 필요하다.

사용자는 노동자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소속 노동자(하청·파견·용역 노동자 포함) 중 감염병에 걸리거나 격리 대상자가 발생하면 즉시 적절한 격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해당 조치들은 정부나 사업주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해당 노동자들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위험을 거부할 권리가 보장돼야만 한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예방과 감염대책에 대한 적극적 요구를 해야 한다. 사업장 안의 요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권리보장 운동을 해야 한다.

이태진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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