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호텔 대다수가 휴업하면서 관광·서비스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서비스노련이 11일 ‘코로나19 관련 연맹 산하조직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조사는 연맹 산하 80여개 노조를 대상으로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진행됐다. 연맹은 “대다수 산하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휴업과 실적 악화로 조합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여행과 숙박업계에 치명타를 날렸다. 연맹 조합원이 있는 80여개 사업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호텔업을 하고 있다. 실태조사 결과 이 중 70~80%가 현재 부분적으로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전 유성구에 있는 유성호텔은 현재 한 달간 사업장 전체를 폐쇄한 상태다. 직원들은 무급휴직 중이다.

여행사 피해도 마찬가지로 심각하다. 연맹 관계자는 “여행사 모두투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하루 평균 1만명에서 1만5천명에게 여행상품을 판매해 회사를 어렵게 유지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여행 예약인원이 10여명 수준에 불과해 회사 현금유동성에 큰 어려움이 있고 조합원들이 3~4월 유급휴직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맹에 따르면 롯데월드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2만~3만명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1천명 수준으로 줄었다. 관광·서비스 분야 사업장 대부분에서 매출이 현격히 줄면서 구조조정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연맹은 조사를 바탕으로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에도 직원을 감원하는 대신 휴직이나 일시 휴업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고용보험기금으로 지원하는 자금이다. 연맹은 현행 1인당 6만6천원인 금액을 상향하고, 지원이 이뤄지는 사업장에 임시직 근로자 고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폐지하라고 요구한다. 관광·서비스 업종 세금 감면과 호텔 등급심사 유예도 추진한다.

조승원 연맹 부위원장은 “조만간 노동계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해 만남을 갖는데 이 자리에서 연맹 요구안을 전달하고 적극적인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라며 “국세청·국회 등 유관기관도 적극적으로 찾아 관광·서비스 업계와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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