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건조부 하청업체에 속한 물량팀 노동자들이 사측의 임금삭감 통보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0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오토바이 경적시위를 한 데 이어 11일부터는 전체 작업을 중단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건조부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물량팀 팀장·팀원 200여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을 돌며 경적시위를 했다. 물량팀은 조선소 내 하청업체와 노무계약을 맺고 작업장을 옮겨 다니며 일한다.

이날 경적시위는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 건조부와 건조부 협력사협의회가 회의를 열고, 이달 1일부터 물량팀 일당을 5천원씩 삭감하겠다고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원청·협력업체는 물량팀의 4대 사회보험 가입도 막았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임금체불은 2016년부터 지속된 고질적인 문제다. 그중에서도 건조부는 매월 기성금이 부족해 임금체불과 4대 보험 체불이 잦은 곳으로 악명 높다.

지회는 “업체들이 임금과 4대 보험을 정상 지불하려면 원청이 기성금을 올려 줘야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기성금을 올리는 대신 건조부 업체장들을 내세워 물량팀 ‘일당 삭감’과 ‘4대 보험 가입 불가’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원청과 협력사협의회는 물량팀장들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하라고 강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장을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2~3차 하청업체 형식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사내하청지회는 “4대 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원청이 지급하는 명절귀향비·하기휴가비·성과금·격려금·학자금 등 하청노동자 지원금 규모를 줄이겠다는 속셈”이라며 “물량팀 노동자들이 4대 보험 미가입 상태가 되거나, 설령 2차 업체(개인사업자 물량팀장)로 4대 보험을 가입해도 하청 지원금 대상에서는 제외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회와 64명의 물량팀장은 지난 9일 대책회의를 열고 △임금삭감 철회 △직종별(취부·용접·사상) 단가 인상 △연장·야간·휴일수당 등 법정가산수당 지급 등 요구안을 확정하고, 현대중공업과 건조부 협력사협의회에 전달했다.

원·하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1일 오전부터 작업을 거부한다. 작업 거부에 참여하는 물량팀 노동자들은 1천여명으로, 선박건조 공정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부와 지회는 “하청노동자 임금체불과 4대 보험 미가입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했다”며 “원청이 기성금 현실화와 적정 단가를 보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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