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4명 중 3명이 직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시STOP공동행동이 2일 “여성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행동은 한국여성노동자회·전국여성노조 등 15개 단체가 참여한다. 매년 3월8일 세계여성의 날 오후 3시를 기해 여성노동자 파업(조기퇴근) 운동을 하고 있다. 공동행동은 올해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1월16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여성노동자 4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참여자들에게 “당신이 경험한 성차별적 상황을 모두 골라 달라”(복수응답)고 물었다.

“직장내에서 성차별적인 상황을 마주한 적이 있다”가 74.0%(299명)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몇 년을 일해도 항상 최저임금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가 두 번째로 많았다. 2명 중 1명(54.5%·220명)꼴이다. “같은 일을 하는 남자보다 내가 임금을 덜 받는 것 같다”(53.5%·216명),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45.5%·184명), “가장(생계부양자)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받은 적이 있다”(44.1%·178명) 순으로 집계됐다. 주관식 조사도 이뤄졌다.

“여성노동자로서 겪었던 가장 불편했던 경험”을 묻자 △사모님 등으로 불리는 호칭 성차별 △여성에게 업무 외 분위기 메이커 역할 요구 △컵 씻기 등 직장내 가사노동 강요 △여성노동에 대한 저평가 △성별에 따른 임금차별 등의 사례가 모였다. 한 응답자는 “거래처 손님이 왔는데 나보고 사모님이라고 했다”고 했다. 다른 응답자는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상냥하게 애교를 섞어서 말하지 않으면 남자들이 기분 나빠한다”고 답했다. “남자 동기들 연봉을 실수로 봤을 때가 자꾸 생각난다. 나보다 스펙도 안 좋고 입사성적도 내가 더 좋은데 왜 300(만원)이나 덜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공동행동은 “반말과 비공식적 호칭은 직장에서 여성들의 지위를 낮추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존중은 언어에서 시작되는 만큼 정확한 호칭과 존댓말 문화의 정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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