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삼성디스플레이노조(공동위원장 이창완·김정란)가 “빼앗겼던 노동자 권리를 당당히 찾겠다”며 출범을 선언했다. 한국노총 소속 삼성계열사노조는 5개로 늘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연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경영과 소통 부재로 헌법에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우리의 노동과 노력이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되고 경영과 성장의 파트너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설립은 지난달 29일 양대 노총에 노조설립 문의 후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사측이 지난해 1조6천여억원의 흑자에도 초과이익성과금(OPI)을 0%로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것이 노조 결성의 도화선이 됐다. 이들은 4천명 가까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과 네이버밴드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노조설립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출범준비위원회가 결성되면서 이달 10일 상급단체를 정하기 위한 온라인 블라인드 투표가 실시됐다. 투표에는 1천983명이 참여했는데 한국노총 금속노련에 59%(1천164명)가 표를 던졌다. 이창완 공동위원장은 “우리에게 맞는 옷을 선택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삼성전자노조가 있고, SK하이닉스와 LG전자 등 동종업계 노동자도 한국노총 소속이라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산별노조 가입이 원칙인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달리 한국노총 금속노련은 기업별노조여서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기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앞서 출범한 삼성전자노조·삼성화재노조와 마찬가지로 ‘회사의 일방적인 경영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 공동위원장은 “일부 언론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자들이 성과급 때문에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단순히 성과급 몇 푼 더 받자고 노조를 만든 게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내 3개 공장(천안·아산·기흥)에서 일방적 전환배치가 수시로 이뤄지고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는 권고사직이 줄을 이어도 노동자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바꾸겠다고 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삼성디스플레이노조를 포함한 한국노총 소속 5개 삼성계열사 노조가 똘똘 뭉쳐 투쟁해야 한다”며 “단 한 명의 동지라도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면 삼성은 15만 금속노동자의 거친 반격을 경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노총 소속 삼성전자노조·삼성디스플레이노조·삼성화재노조·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삼성웰스토리노조는 삼성그룹노조협의회(가안) 구성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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