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3명 늘어 104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방역망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공식화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04명이라고 밝혔다. 오전에 31명이 새로 확진됐고 오후에 22명이 추가된 것이다. 이날 새로 발생한 환자 53명 중 51명이 대구·경북지역에서, 2명은 서울에서 확인됐다.

또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전날 폐렴으로 숨진 63세 남성이다. 사후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체 확진자 중 16명은 퇴원했고, 사망 1명을 제외한 87명은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원인불명 감염이 이어지면서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 확인이 어려운 감염사례가 서울·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는 해외에서 유입되던 코로나19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비상이 걸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에서 “대구시가 건의한 의료인력·시설 확보 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과 정은경 본부장과 잇따라 통화하며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권 시장에게 “대구시민들이 불안해할 것 같다”며 “중앙정부의 지원과 광역 대응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 본부장에게 “대구시와 소통하면서 군 의료시설을 활용하거나 마스크를 지원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대구시 차원에서도 신천지교회 폐쇄조치를 취하겠지만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할 수 있으니 발 빠른 대응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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