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기자
한국산업인력공단노조(위원장 박치덕)가 “공공의 가치 실현 전제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며 총액인건비제 개선을 촉구했다.

19일 오후 노조는 울산 교동 공단 본부에서 15대 집행부 출범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치덕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노동을 하면서도 노동으로 불리지 못하고 ‘위촉수당’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됐던 지난 30년의 잘못된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그러나 여전히 휴일 연장근로수당 등 인건비가 부족해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가자격시험 출제와 시행을 주관하는 공단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휴일에 해당 업무를 하는 노동자에게 연장근로수당 대신 외부인에게 지급하는 위촉수당을 줬다. 노동시간 산정에서도 제외하면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규제를 편법으로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조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자 공단은 휴일 국가자격시험 업무를 연장근로로 인정했다. 그런데 공공기관 총액인건비제에 묶여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공단은 유연근로제를 도입해 연장근로를 줄이는 방안을 쓰고 있다.

박치덕 위원장은 “앞에서는 공공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뒤로는 귀족노조·신의 직장 같은 거짓 프레임을 씌워 공공부문을 자본의 노예로 만들고 총액인건비의 족쇄를 채워 싼값에 부려 먹으려는 자가 과연 누구냐”며 “정부가 정말로 공공의 가치를 지켜 나가려면 지금 당장 총액인건비제도부터 개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만 공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직원들이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임금은 적고 업무는 많은 것이 문제”라며 “공공기관에서 지금 시급한 것은 직무급제가 아니고 임금 격차 해소”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 산하 공기업부터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노사가 공동 경영을 하고 공동으로 책임지는 시스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치덕 위원장은 지난해 11월20일 치러진 경선에서 55%의 득표율로 당선했다. 노조는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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