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로 일하다 해고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태 해결을 위해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14년 동안 헌신했던 고인의 억울한 죽음 진상을 밝히고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하지 않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선언했다.

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은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노조 조합원(정규직)이 제작현장에 있는 미조직·법외노동자들로부터 가해자이자 공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불공정관행을 타파하고 노동인권 보루로서 역할해야 할 언론노조가 소임을 다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이재학 PD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고개 숙였다.

고인은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청주방송에 요구한 직후인 2018년 4월 해고(계약해지)됐다. 직장갑질119 등 노동·사회단체들에 청주방송 실태를 알리고 고민을 상담한 그는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다. 같이 일하는 프리랜서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선례를 남기기 위한 대표소송의 일환으로 재판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지난 1월22일 청주방송의 손을 들어줬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인의 친동생은 “형은 혼자만의 임금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동료 처우개선을 위해 싸움을 시작했다”며 “유가족은 형의 뜻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재학 PD 죽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한다. 청주방송뿐 아니라 방송제작 현장에 만연한 프리랜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기 위해 실태조사를 한다. 대책위 관계자는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고, 청주방송에서 고인과 같이 비정규직 신분으로 일한 분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프리랜서를 노비처럼 부려 먹는 방송계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개혁운동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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