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명(사진 왼쪽) 한국노총 위원장이 12일 오후 대한상의를 찾아 박용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한국노총
한국경총을 보는 한국노총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협상 대상이자 대화 파트너인 경총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내부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12일 오전과 오후 잇따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와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만났다. 그런데 재계를 대표해 노사 협상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경총 방문은 현재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당초 경총 방문 일정까지 검토하다가 당분간 유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노동현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나 협상 자리에서 경총이 보인 태도에 불만이 누적됐다는 후문이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경총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에 어렵게 합의했다. 하지만 이 합의 외에 다른 노동현안과 관련한 사회적 대화나 협의는 번번이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노총은 정부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 있던 타임오프 한도 결정을 경사노위로 이관하기로 했다. 관련 실태조사도 했다. 하지만 경총이 타임오프 한도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과로사방지법 제정과 관련해서도 갈등이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한 뒤 한국노총은 과로사방지법 제정에 공을 들였다. 경사노위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실무선에서 의견접근한 뒤 경총이 번복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경총이 주요 현안에 대해 하나도 양보할 게 없다며 삐딱선을 타면서 여러모로 사회적 대화 파트너로서 걸림돌이 된 게 사실”이라며 “경총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거나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명 위원장 김기문 회장은 지난해 양측 합의에 따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개선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박용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동의 위기는 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위기”라며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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