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2.22 토 08:00
상단여백
HOME 정치ㆍ경제 산업동향
한국지엠, 일부 부품물류센터 폐쇄 추진에 협력업체들 ‘비명’창원물류센터·제주부품사업소 없어지면 부품수급 비상 우려
▲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

제주도에서 한국지엠 차량 지정부품 판매점(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사업권 반납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창원부품물류센터와 제주직영부품사업소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하루에 한 번씩 부품사업소에 가서 필요한 부품들을 가지고 왔던 A씨는 “제주부품사업소가 폐쇄되고 나면, 아무리 육지(세종부품물류센터)에서 빨리 보내 준다고 해도 열흘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택배도 하루이틀이면 받는 마당에 어느 소비자가 열흘 넘게 가만히 기다려 주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결국 소비자에게 욕먹는 건 우린데 이렇게 힘들게 운영해서 뭐하나 싶다”며 “지엠에 사업권을 반납할 테니 재고를 가져가라고 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부품 하나 받으려면 열흘 걸릴 수도”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창원부품물류센터와 제주부품사업소 폐쇄를 추진하면서 제주도에서 정비센터와 부품대리점, 바로서비스(경정비 업체)를 수탁운영하는 협력업체들의 불만이 고조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세종부품물류센터 통·폐합 후 전국적으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는 와중에, 남아 있는 창원물류센터와 제주부품사업소마저 폐쇄될 경우 제주도의 경우 심각한 부품 공급지연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제주도에 쉐보레 정비센터 한 곳과 지정부품판매점 다섯 곳, 바로서비스 다섯 곳을 두고 있다. 직영은 없고, 모두 위탁운영한다.

이들 업체들은 제주시에 있는 중간 부품저장창고인 제주부품사업소에서 물건을 받아 온다. A씨는 “제주부품사업소에 웬만한 물건은 다 구비돼 있기 때문에 기존에는 오전에 주문을 넣으면 오후에 받고, 오후에 주문을 넣으면 다음날 오전에 받을 수 있었다”며 “제주에 재고가 없으면 창원물류센터에서 받는데, 보통 3일이면 공급이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해 인천물류센터가 세종물류센터로 통합된 뒤로, 전반적으로 부품을 공급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창원물류센터에서 직접 부품을 공급받는 경우 평균 3일 걸렸는데 지난해부터는 빨라도 7일, 늦으면 10일까지 소요된다는 것이다.

A씨는 “전국 세 곳(인천·세종·창원)에 물류창고를 두고 지역별 부품공급을 하던 걸 두 곳으로 줄이면서 세종과 창원물류센터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창원물류센터와 제주부품사업소마저 없어질 경우 제주도에서는 지금보다 1.5~2배 이상 더 공급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협력업체들은 내다봤다. 바로서비스를 운영하는 B씨는 “부품이 없어 정비가 늦어지면 고객 욕은 우리가 다 먹는다”며 “안 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다 뭐다 해서 손님이 없어 힘든데 부품까지 이렇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12일 한국지엠지부-협력업체 간담회

협력업체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해당 물류센터와 사업소 구조조정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성갑)와 정비부품지회(지회장 임봉규)·사무지회(지회장 차준녕)도 대응에 나섰다. 지부와 두 지회는 물류센터 폐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비부품지회 관계자는 “제주부품사업소 폐쇄는 중간 저장창고인 부품사업소가 사라지고 택배 운송시에는 그만큼 부품 공급이 지연된다”며 “저장창고 기능이 사라지면 재고 부담은 고스란히 부품 대리점·정비센터·바로서비스에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적기에 부품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서비스 질은 저하되고 신차 판매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정비부품지회는 12일 오후 제주시 화북공단 내 쉐보레 제주서비스에서 제주도권역 부품·정비 협력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한다. 김성갑 지부장과 임봉규·차준녕 지회장이 참석해 이번 사태에 대한 지부·지회 입장을 밝히고 협력업체의 고충과 입장을 들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창원물류센터·제주부품사업소 폐쇄는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라며 “세종물류센터 한 곳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서비스 관점에서 (협력업체들이) 우려할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회사가 완벽하게 턴어라운드(회생)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각 부문별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효율화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혜정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