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준법경영 여부를 감시하겠다고 선언하며 탄생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5일 오후, 삼성 해고자와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암환자들이 준법감시위를 규탄했다.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와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과천철거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준법감시위 회의가 열린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뇌물사건의 양형 봐주기용”이라며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삼성 해고자 등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삼성생명 고객 10여명은 현재 암 입원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며 삼성생명 본사에서 20일 넘게 농성 중이다.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은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삼성생명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강남역사거리 CCTV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이날로 241일째 농성 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2005년 삼성물산 재건축 과정에서 길거리에 나앉은 과천 철거민들의 생존권 문제도 언급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 공판에서는 준법감시위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된다면 (판사가) 양형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사법부와 삼성이 짜 맞춘 양형 봐주기 공판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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