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6.5 금 08:00
상단여백
HOME 노동이슈 사건ㆍ사고
“접대성 회식 뒤 계단에서 굴러 숨진 영업직 업무상재해”서울고법 “개인비용으로 결제하고 사전보고 안 했다고 사적모임으로 볼 수 없어”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접대성 회식을 한 뒤 계단에서 굴러 숨졌다면 업무상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4일 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에 따르면 서울고법 1-1행정부(재판장 고의영)는 2016년 숨진 제약회사 영업직 노동자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고인은 2016년 2월 병원 간호사·회사 동료와 함께 1~3차에 걸쳐 회식을 한 후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노래방 입구 계단에서 굴러 크게 다쳤다. 입원치료를 받다가 그해 4월 사망했다.

공단은 유족의 산재신청에 대해 “고인이 친목도모 또는 사적으로 과다하게 음주한 상태에서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재해로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공단과 1심은 △고인이 회식 전에 상급자 지시를 받지 않고 보고하지 않은 점 △동석한 회사 동료가 해당 병원 담당이 아닌 점 △회식비용을 법인카드로 처리하지 않고 출처가 불분명한 상품권과 개인카드로 결제한 점 △고인이 과음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서울고법은 “고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고인의 업무 특성상 간호사 접대가 필요하고 회식자리 대화주제도 업무와 관련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회식은 선 조치 후 보고가 허용되는 일이었고 상품권을 사전에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개인비용 결제금액은 소액이고 개인에게 지급되는 업무추진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회식이 사적이고 임의적인 모임으로 변질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유족을 대리한 손익찬 변호사는 “본질은 회식의 목적과 내용이라는 것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접대성 회식의 경우 내부결속을 위해 내부인원만 참석하는 사업주 주관 회식처럼 엄격하게 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학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