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정부서울청사 앞 고 문중원 기수 분향소에 고인의 딸이 쓴 편지가 놓여 있다. 아내 오은주씨 모습이 액자에 비쳤다. 정기훈 기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일했던 고 문중원 기수의 유가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문중원열사대책위원회는 국무총리 산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정부에 제안했다. 한국마사회와의 교섭 결렬로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 달라는 취지다.

대책위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경남경마공원 노동자 7명이 숨져도 사태를 관망만 하는 마사회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집단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벌어지는 죽음에 대해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정부에 진상조사위 구성과 김낙순 마사회장 문책, 사행성 완화를 위한 경마산업 개선을 요구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문중원 기수 죽음과 관련한 교섭에서 우리는 조직보위에 혈안이 돼 있고 노동자 죽음은 끝내 외면하는 악귀와 같은 마사회의 실태를 봤다”며 “정부 등 3자가 나서지 않고서는 마사회의 적폐를 도려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고인의 부인 오은주씨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남편을 포함해 7명의 기수·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도 마사회 관계자는 처벌받지 않았고 운영구조도 바뀌지 않은 채 전과 다름없이 경마가 시행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이뤄진 경마산업 종사자 지위 문제와 마사회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기능 강화 등을 위한 한국마사회법 개정을 국회에 촉구할 계획이다. 마사회 개혁 여론조성을 위해 범국민서명운동을 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