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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재심사위 부실한 업무 추진계획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국회는 2019년 국정감사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의 부실한 조사와 심리 문제를 제기했다. 2018년 재심사 사건 3천500건 중 현장조사가 0건이고, 산재재심사위를 거친 사건의 행정소송 패소율이 그렇지 않은 사건의 패소율보다 높다는 것이 주된 지적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산재재심사위 제도 운영 개선계획’을 내놓았고, 산재재심사위는 ‘2020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개선계획을 반영했다. 그러나 심리회의를 내실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업무 추진계획은 실질적 개선사항이 부족하다.

첫째, 현장조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산재재심사위는 국정감사 서면답변서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자료가 충족됐다”고 하지만 심사관들이 작성한 사건개요서는 재해조사서·판정서·심사결정서를 합친 수준에 불과하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쟁점을 발굴하거나 사전조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또한 산재재심사위 회의 때 지적된 조사 흠결사항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심사관 전문성 제고와 더불어 산재재심사위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해야 한다. 아울러 재심사 청구 때 증거조사 신청 제도를 안내하고, 이를 회의 전에 적극적으로 수용해 조사하는 것이 심리의 효율성을 위해 필요하다.

둘째, 패소율이 높은 이유는 산재재심사위의 국정감사 서면답변서와 같이 “법원은 업무상재해 인정기준을 확대 해석하고 증거자료를 폭넓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즉 산재재심사위는 법원의 인정기준과 판례 법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뇌심혈관계질환이다. 법원은 노동부 고시의 기준을 예시적 기준으로 보고 판단한다. 그러나 산재재심사위는 “행정해석·내부규정 등 문리해석”에 의존해 판단한다. 산재재심사위는 “제도개선 효과가 처분시와 법원 판결시까지 시간적 간격으로 인해 미처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 항변하나, 산재재심사위의 분기별 판례분석 자료에는 법원 판례 수용에 소극적인 태도가 반복적으로 기재돼 있을 뿐 개선사항은 없었다.

셋째, 산재재심사위는 전문위원 자문을 활용하겠다고 하지만 산재재심사위 위원들은 산재 분야에서 대체로 수준 높은 전문가로 위촉됐다. 그간 회의를 주재하는 일부 산재재심사위 부위원장들이 쟁점에 대한 판단을 일방적으로 보류하고, 전문가 의견을 받는다며 회의를 파행으로 내몬 적도 있다. 위원들 중 법률전문가가 2인 이상 있는데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법률자문을 받는 행태도 있었다. 전문위원 활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처럼 위원을 신규로 위촉할 때 사전 교육 등을 통해서 충분히 산재보험제도의 내용·판례법리·의학적 내용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민주적이고 전문적인 회의 주재자(부위원장)를 위촉해 회의 운영에 공정성을 도모해야 한다. 위원들이 자신의 판정에 참여한 회의와 관련해서는 재결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참여한 재결 사건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 알려 줘야 한다. 이로 인해 법원 판결과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게 하고, 보다 신중하게 회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넷째, 산재재심사위 재결서와 사건개요서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 산재재심사위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재결 사례 중 선례적 가치가 있거나 참고가 될 사례를 사례집으로 발간하겠다고 한다. 산재재심사위의 공정성과 전문성이 의심받는 이유는 일부 부실한 재결서와 높은 행정소송 패소율이다. 재결서 전체를 익명화해 인터넷에 공개해 검증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회의를 위해 작성되는 사건개요서는 청구인에게 사전 또는 사후에 공개해 회의 심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다섯째, 공정한 제도 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일례로 산재재심사위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뇌심혈관계질환 사건 소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다. 소위원회는 부위원장·직업환경의사·법률전문가 각 1인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소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조차 운영 중단을 서면 등으로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소위원회 검토 의견은 노동부 고시만 체크하는 한 페이지 분량으로 제출됐다. 실제 소위원회 심리사건 526건 중 소위원회가 기각의견을 냈지만 본회의에서 산재승인으로 취소된 사건은 12건으로, 그 반대의 경우보다 2배 많았다. 소위원회 위원들이 본회의에도 참여하는 사건은 291건으로 절반이 넘는다. 노동부 연구용역보고서인 ‘산재보험 합의제 운영기구 구성 및 운영 개선방안 연구’에서도 소위원회의 불공정성 문제의 개선 필요성이 지적돼 있다.

여섯째, 재해자와 청구인의 적극적 참여를 안내해야 한다. 지금처럼 “꼭 말씀하실 사항이 있는 경우”에만 참석을 안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장해급여 사건과 같이 재해자가 없을 경우 신체운동각도 측정이 불가능한 사건에서는 반드시 재해자에게 참여하라고 안내해야 한다. 더불어 온라인 접수를 개설하고, 편리한 구술 참여를 위해 산재재심사위를 세종시에서 서울시로 이전해야 한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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