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나의 길들은 어두웠으나/ 나의 사랑은 무거웠으나/ 너에게 꼭 하고 싶은/ 그 한마디 말이 떠오르지 않아/ 세상의 모든 말을 다 떠올려야 했다/ (중략) / 멀리 가는 그대여/ 산정 너머 그대여/ 살아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면/ 나에게는 오직 한 번 죽음이 남아 있어/ 수없이 죽고 죽으며 나 여기까지 와 있으니.”

노회찬재단(이사장 조돈문)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창립 1주년 기념공연 ‘우리, 이어지다’에서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기리는 박노해 시인의 시 <멀리 가는 그대여>가 흘러나왔다. 기념공연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수호 전태일기념관 관장을 비롯한 200여명이 참석했다.

조돈문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여러분이 노회찬재단을 후원하고 성원하는 이유는 노회찬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그가 가진 꿈을 놓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라며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가 되기 전까지 재단은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세상은 6411번 버스에 타는 노동자를 고 노회찬 의원이 호명하기 전까지 잊고 지냈고 애써 외면했다”며 “그들의 노동과 헌신에 감사하고 그들이 있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까지 재단은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재단은 ‘노회찬의 꿈’을 이어 가기 위한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김형탁 사무총장은 “누구나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는 문화적이고 자유로운 나라, 대한민국을 동물의 세계로 만들지 않기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연대의 나라, 서로 싸우지 않는 게 보장되고 남과 북이 서로 교류하고 도와주며 협력하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 가기 위한 비전과 과제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 재단을 창립했다”며 “2년차 사업을 시작하면서 재단 일꾼은 이 약속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재단 회원을 1만명으로 확대해 진보시민사회 네트워킹 강화와 평등하고 공정한 비전 만들기 등 재단의 3대 핵심사업을 안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개그맨 윤형빈씨와 노회찬정치학교 1기 학생들이 꾸민 6411번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개그 콩트와 지난해 인천평화창작가요제 예술상을 수상한 가족연주팀 ‘모자’ 초청공연, <이등병의 편지> 등을 작곡한 김현성 작곡가의 고 노회찬 의원 헌정곡 <반가워요> 선 공개가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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