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맘때 딜라이브(옛 씨앤앰)에 노조가 생겼다. 수차례 좌초를 겪은 뒤 겨우 생긴 노조였다. 조합원들은 2014년 외주업체 소속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다. 정규직이 비정규 노동자들을 위해 쟁의행위를 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들은 최근 한 몸이 됐다. 딜라이브는 이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가 벌인 긴 싸움의 결과다.

지부가 21일 오후 서울 군자동 노조사무실에서 10주년 기념토론회를 열었다. 지부는 연대와 상생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사업장 밖 지역으로 전파했다. 지부는 설립 초기부터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해 지역별 아동청소년 돌봄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역사회의 ‘연대’로 돌아왔다.

김진억 노조 나눔연대국장은 “지부가 작업장 투쟁에만 머무르지 않고 삶의 터전인 지역에서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지속적 실천을 한 결과 2014년 구조조정 저지투쟁 때 지역사회는 연대를 아끼지 않았고, 씨앤앰 가입 해지서를 모아 압박했으며, 생계 채권 구입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지역사회가 딜라이브의 이용자이기에 그 위력이 컸으며 지부가 전정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과제로 △직군·선후배 조합원 간 통합 △조합원 기본의식과 역량 강화 △동종업종 비정규직 조직화 및 민주노조 건설 △생활문화사업 확장과 사회연대활동 강화 △유료방송산업 재편·매각 대응과 지역방송 공공성 확대를 제시했다.

김 국장은 “비정규직 해고자 109명 복직을 위해 막판 정규직이 40여일 전면파업을 전개한 것은 찬사를 받아도 부족함이 없다”며 “지난 10년 정말 잘하셨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새로운 10년을 향해 당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근원 공공운수노조 정치위원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한 소중한 투쟁과 지역운동에 대한 노조의 경험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성호 지부 대표교섭위원은 “2020년 통합 지부를 현장 속으로 들어가고, 지역공공성과 지역채널을 강화하며, 더불어 함께 행복을 만들어 가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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