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우람 기자
사무금융노조(위원장 이재진) 새 집행부가 금융회사의 ‘진짜 사장’인 지주사 회장을 교섭장으로 끌어내는 데 힘을 쏟는다. 노조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러 사업장에서 실제 사용자가 교섭에서 빠지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 4대 집행부가 이달 초 취임했다. 노조에는 90개 지부가 가입해 있다. 이 중 22개 조직이 금융지주사의 자회사이거나 대기업집단 소속이다. 신한카드지부·KB증권지부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노조는 “이들 사업장은 노조가 매년 사측과 교섭하고 있지만 임금과 근로조건을 사실상 금융지주사가 결정한다”며 “실질적인 사용자와 교섭하지 못하면서 대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지금껏 금융지주사별 노조협의회를 꾸려 상황에 대처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노조는 이를 ‘금융지주회사 공동대책위원회’로 확대·개편할 예정이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권 노조의 참여와 함께 그룹사별 협의회를 하나의 조직으로 묶는다는 구상이다.

이재진 위원장은 “금융지주사들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데도 사용자성이 없다는 이유로 교섭에서 빠져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지주사 회장을 교섭에 끌어낼 수 있어야 노조가 진짜 금융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과 함께 여러 논의를 거쳐 금융지주사 횡포를 막을 공동투쟁기구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밖에 △부실 금융상품에 대한 노조 대표 판매중단 요청권 도입 △단기 5만·장기 10만 조합원 달성 △업종별 산별교섭 실현 △비정규직 처우개선 △젠더 차별 철폐를 핵심 사업으로 예고했다.

이재진 위원장은 “현재 5개 업종본부가 있지만 증권업종본부만 통일단체교섭을 하고 있다”며 “산별노조가 하나의 협약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업종별 통일교섭과 통일단체협약을 만들어 내는 것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하나의 단체협약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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