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승무원 운전시간 연장 조치를 잠정 중단했다. 노조가 운전업무지시 거부를 예고하며 반발하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그렇지만 공사가 노동시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사갈등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최정균 공사 사장직무대행은 2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4시간42분으로 12분 연장했던 운전시간 변경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지난해 11월 승무원 운전시간을 기존 4시간30분에서 4시간42분으로 늘렸다.

노조는 “합의 없이 근로조건을 변경한 데다가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을 초과하는 노동이 발생한다”며 반발했다. 운전시간을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으면 21일부터 운전업무지시를 거부하겠다고 예고했다. 열차운행을 중단하겠다는 얘기다.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구했다.

최정균 직무대행의 이날 발표는 노조와 사전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는 “노조는 원상회복 주장만 반복할 뿐 어떤 양보와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고 공사는 대화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시민 불편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과도한 휴일근무가 발생하는 불합리한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전시간 개편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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