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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효성·삼성전자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하라”‘문제기업에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활동 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 … 3월 주총 코앞인데 ‘수탁자 책임’ 고민 없어
▲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제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방안 모색 토론회. 정기훈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원이 과도한 보수를 챙기거나 대주주 일가의 횡령과 배임·부당지원, 사익편취 같은 위법행위로 기업가치를 훼손한 문제기업에 칼을 겨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사법기관 수사를 받는 효성·대림산업·삼성중공업·삼성물산·삼성전자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대상 ‘문제기업’으로 꼽혔다.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제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는 양대 노총·참여연대·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이학영·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소극적인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올해는 달라질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인 정상영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진 효성·대림산업·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같은 문제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그룹 차원에서 총수 일가 소유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조현준 효성 회장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해외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검찰에서 89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영국 중재재판부에서는 2천200억원의 손해배상명령이 떨어졌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 산정 문제가 불공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8년 7월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을 도입했다. 기금자산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해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서한을 발송한 회사는 대한항공 정도에 그친다. 배당 관련 중점관리기업 공개는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밖에 없다. 그는 “주주권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7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횡령·배임 같은 불법행위로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훼손한 기업을 상대로 법원 판결에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에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사 해임을 포함한 경영참여 주주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정 변호사는 “3월 주총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민연금이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와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핵심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전문위원회가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전문위는 1기 해산 후 2기 구성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 변호사는 “주총 직전에 수탁자 책임 전문위가 구성되면 제대로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파괴 유죄 삼성전자에도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노종화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국민연금이 가이드라인 마련이나 수탁자 책임 전문위 개편 등을 이유로 올해 3월 정기 주총에 대비한 주주활동에 대해서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유명무실한 지침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10.49%의 지분을 보유한(2019년 3분기) 삼성전자의 경우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총수 일가의 뇌물공여·배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노조파괴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걸음마 단계인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착하려면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나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 활동의 중요성에 관해 국민을 설득하고 적정 수준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본부 차장은 “지난해 국민연금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연임반대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에서 활동하는 공익위원뿐 아니라 노동계위원까지 접촉을 시도하고 재계위원들이 극렬하게 저항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보수언론이 ‘연금사회주의’ 프레임을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어 향후 3~5년간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이 어떤 성과를 보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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