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가 신임 행장 출근저지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14일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조합원 토론회를 계기로 낙하산 반대투쟁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과 성원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부는 전날 오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강당에서 ‘2020 IBK 혁신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조합원 외 관리자와 외부인 출입은 제한했다. 700여명이 참석했다.

지부는 이달 3일부터 윤종원 행장 출근을 막아서고 있다. 윤 행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지부는 윤 행장을 “금융 관련 전문성이 없는 청와대 출신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있다.

전날 조합원 토론회는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부는 조합원들에게 윤 행장 출근을 저지하는 이유와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지부는 정부·여당이 정책협약 파기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후보 시절 금융노조와 “낙하산 인사 근절”이라는 문구가 담긴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지부 관계자는 “일부에서 토론회를 기점으로 노조가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데 상황은 정반대”라며 “토론회를 계기로 투쟁 상황에 대한 조합원들의 이해와 공감이 커져 강도 높은 운동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으로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낙하산 반대가 어찌 내부 행장 요구냐”며 “금융노조와의 협약을 지킨다면 모든 저항과 투쟁을 당장 끝내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정부 지분은 53.2%다. 나머지는 일반·외국인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회사다. 지부는 “기업은행은 국책은행보다는 시중은행 성격이 강한 곳”이라며 “윤종원 전 경제수석은 금융업 근무 경력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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