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27대 임원선거가 1월21일 치러진다. 김만재-허권(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와 김동명-이동호 후보조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2월부터 한국노총을 이끌게 될 임원들에게 바라는 점을 현장 조합원이 보내왔다. 선거 과정에서 소통과 토론이 활발해지길 기대하며 지면에 싣는다.<편집자>

 

▲ 김진철 한국노총 미조직비정규사업단 성남지역노동교육상담소 상담부장

한국노총 지역상담소에 배치돼 근무하면서 가끔 자신에게 이런 물음을 던질 때가 있다. 나는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인가, 아니면 사무총국 언저리에 있는 변방의 간부인가? 상대적 자괴감일 수 있는 이런 물음은 전국 각 지역에서 상담업무를 하는 나 같은 사람들이 동감하는 문제의식이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는 현장 조직화의 최전선에 있다.

한국노총이 진정 200만 조직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국노총이 노동자 권리를 위해 싸우며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라면 먼저 한국노총 내부의 차별을 진단하고, 이런 차별을 지우는 과정 속에서 전 조직 간부들의 복리를 해결하는 노력이 우선이다.

노동자를 위해 존재하는 노동단체가 정작 한국노총 내 노동계급 간 복리에서 차별을 두는 것은 한 식구라 칭하면서 군식구로 취급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재 전국 19개 지역노동교육상담소 간부들은 노동조합 설립 및 가입과 지도·관리에서 최고의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사무총국 간부와의 임금 격차 및 복지 등에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의욕을 상실해 본 경험들이 상당수 있으리라 판단한다.

새로운 집행부는 이 어려운 시기, 우리 앞에 놓인 조직화 과제를 일치단결해서 극복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직원들의 권익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주길 희망한다. 그리고 새롭게 출범하는 집행부에게 이전보다 더 강력한 쇄신과 변화의 힘으로 각 산별조직의 자발적인 사회연대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통합의 리더십을 주문하고 싶다. 사회성과 대중성을 잃은 노동조합은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끼는 격이기에 더 이상 앞으로 행진하기 어렵다. 한국노총의 중심적 역할을 세우는 사회적 이슈에 적극 참여하고 정책을 강화해 국민과 함께하는 명실상부한 노동대표조직, 한국노총의 위상을 복원해야 한다.

최근 많이 회자되고 있는 우문현답.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은 바로 새 집행부의 정신이 돼야 한다. 지역상담소에서 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바로 그 현장의 목소리를 중앙으로 전하는 소통의 관문이고, 조직의 세포이자 혈관과 같다. 현장과 대화하고 격의 없이 소통하며 때로는 부딪치면서도 한국노총의 입장과 조직노선을 전달하는 상담소 노동자를 동지적 애정으로 바라봐 주시라. 200만 조직화를 위해 기꺼이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는 우리가 바로 한국노총임을 느끼게 해 주시라.

중앙과 지역이 하나 돼 서로 호흡기처럼 순환하면서 지역과 현장의 목소리가 가감 없이 중앙으로 피드백되면 이를 정책화하고 조직화 방도로 삼는 새로운 한국노총, 공감과 소통의 집행부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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