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이 파견·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 방식 관련해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9일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지난달 19일과 20일 병원 정규직 직원 3천여명을 대상으로 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방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정규직 전환 당사자인 용역노동자들은 설문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노조가 “자회사 추진을 위한 여론몰이”라고 항의하자 병원측은 지난달 20일 지부 간부와의 면담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남대병원은 지난 8일 ‘전남대병원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글에는 “전체 직원 3천957명 중 2천386명(60%)이 설문에 참가했고, 직접고용은 390명(16%), 자회사는 1천338명(56%), 현행유지는 657명(28%)”이라며 “84%가 노조가 요구한 직접고용에 반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문제는 전체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조는 “병원측이 엉터리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자회사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을 뿐 아니라 자회사 전환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은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자회사 전환은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직접고용과 현행유지(추후협의) 두 가지 방안을 추진하되 직접고용 우선 전환 대상은 실무협의에서 세부 논의한다”고 합의했다.

한편 노조 조합원들은 지난달 19일 병원장실 안과 밖에서 진행하던 점거농성을 20일 만인 지난 8일 중단했다. 병원장 퇴진운동으로 전환해 직접고용 투쟁을 이어 간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4일 조합원들이 농성하고 있는 행정동 2층 병원장실과 주위 복도를 중심으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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