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금융노조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정책협약 파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노조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들으며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꼈다”며 “정권 퇴진운동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2017년 대선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금융노조 정책협약서’를 공개했다. 그해 대선에서 노조가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전제로 양측이 약속한 내용이 담겼다. 협약 1조2항에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한다”고 규정돼 있다. 정부는 이달 2일 기업은행장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노조와 노조 기업은행지부가 “금융 관련 전문성이 없고, 중소기업 전문은행에 대한 철학은 더더욱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했던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를 했다. 포용·혁신·공정을 열쇳말로 담았다. 노조는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포용·혁신·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기업은행 노동자에게 그 말은 공허한 거짓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은 노조와 국민의 반대와 비판을 포용하지 않았고, 구태이자 독극물이라던 낙하산 인사를 혁신하지 않았으며 밀실에서 회전문·보은인사로 공정의 가치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허권 위원장은 “임명을 두고 청와대는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분’이라고 했는데 이는 낙하산의 동어반복”이라며 “정권이 이대로 정책협약을 파기하겠다면 노조는 집권세력에 대한 모든 지지를 철회하고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낙선운동, 곧이어 정권 퇴진운동까지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부는 이날로 5일째 윤종원 행장 출근저지에 나섰다. 윤 행장은 오전 8시40분께 본점 앞에 나타나 출근을 시도했지만 100여명의 노동자가 이를 막아서자 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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