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이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건물 일부에 단전조치를 취했다. 병원은 “화재발생 위험이 우려스럽다”고 밝혔지만 노동자들은 “인권유린”이라고 반발했다.

5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지난 4일 오전 9시부터 조합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행정동 2층 병원장실과 주위 복도, 조합원들이 회의장소로 사용하는 회의실에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병원측은 단전 하루 전인 3일 노조 전남대병원지부에 공문을 보내 점거농성 중단과 퇴거를 요구했다. 병원측은 공문에서 “수차례 노조의 불법적인 점거농성 중단과 즉각적인 퇴거를 통보했지만 현재까지 불법 점거가 지속되고 있다”며 “커피포트·전기장판을 비롯한 전열기구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화재발생 위험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노조와 지부 조합원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지난달 10일부터 병원장실과 주위 복도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노조는 반발했다. 온열·온수 공급이 끊겨 농성자들이 추위에 내몰리게 됐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장실 안팎에서 24시간 농성을 하고 있는데 전기 공급 중단으로 깜깜해져서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전했다.

노조는 “전남대병원은 노사가 마련한 합의서 파기도 모자라 비정규직에게 인권유린까지 가하고 있다”며 “단전조치를 철회하고 직접고용 전환을 위한 대화·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노사는 이달 1일 교섭에서 일부 파견·용역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합의서에 도장을 찍기 전 병원장 반대로 합의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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