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경자년 새해에도 해 넘긴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새해 첫날 해고자 신분이 된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 노동자들, 복직이 무기한 연기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200일 가까이 전면파업 중인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이 극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585명 전원 복직 때까지 투쟁”=2018년 공장 정상화와 고용유지를 약속하며 정부에서 8천100억원을 지원받았던 한국지엠의 셈법에 비정규직은 애초부터 열외였던 것일까.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 노동자 585명은 1일 해고자 신분이 됐다. “함께 살자”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외침에 한국지엠은 공장 정문 위에 뾰족한 철침을 박는 것으로 화답했다.

물량감소에 따라 인원감축이 불가피하다던 한국지엠은 최근 3개월짜리 단기계약직 비정규직을 신규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해고통보를 받은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한국지엠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취하하고 부제소 확약서를 제출하는 사람에 한해 ‘향후 창원공장 신규인원 발생시 우선채용’과 ‘부평공장 1년 일자리 소개’를 약속한 사실이 드러났다. 물량문제가 아니라 잇단 불법파견 판결에 따른 고용부담을 털어 내기 위해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감행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국의 사법체계와 행정조치마저 무시하는 외국계기업의 횡포에 짧게는 2~3년, 길게는 20년 넘게 창원공장에서 스파크·다마스·라보를 생산한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린 것이다. 창원공장 앞에서 새해를 맞은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오전 떡국을 나눠 먹으며 복직 결의를 다졌다. 지회는 “585명 전원 복직하고 비정규직 철폐하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노노사정 합의 이행하라”=사회적 합의를 통해 새해 복직을 앞두고 있던 쌍용차 무급휴직 노동자들은 정식 출근이 아닌 ‘출근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쌍용차와 기업노조(쌍용자동차노조)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이들의 휴직을 기한 없이 연장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무기한 휴직 통보를 받은 당사자들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해 연휴가 끝나고 공장이 가동되는 6일 예정대로 출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와 쌍용차노조가 ‘생산물량 조정’을 이유로 6일 휴업에 합의하면서 이들의 ‘출근 투쟁’은 하루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지난달 31일 공장 출퇴근 시간에 무급휴직자들이 선전전을 했는데, 공장 동료들이 많이 와서 격려해 줬다”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회사와 (기업)노조가 기존 노노사정 합의서대로 이행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출근 투쟁 이후에도 회사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부당휴직 구제신청 등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새해 소망은 ‘일터 복귀’=“임금·단체협약 체결이 이렇게 힘든 일인가요?”

홍재준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장은 “다른 사업장도 이렇게 길게 파업을 하면서 임단협을 체결하는지”와 “이게 상식적인 일인지”를 거듭 확인했다. 충북 음성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이 회사에 성실교섭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한 지 이날로 190일째를 맞았다. 서울 마포구 일진그룹 본사 앞 천막농성은 147일, 직장폐쇄는 143일째다. 노조에서 신분보장기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서 조합원들의 경제적·육체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달 26일부터 노사 3대 3 집중교섭을 시작했지만 상여금 회복과 징계위원회 구성 등 쟁점에서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일진다이아몬드에 노조가 설립된 계기가 회사의 일방적인 상여금 쪼개기·기본급화에서 시작된 만큼 지회는 상여금 일부라도 회복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할 권리 보장과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구성도 핵심 요구사항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양보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재준 지회장은 “하루빨리 조합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새해 소망”이라며 “회사가 진정성을 보여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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