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사가 마련한 2019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가운데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지부장 최종태)가 18일부터 부분파업에 나섰다. 회사에 잠정합의안보다 진전된 안을 제시하라는 압박인데, 회사는 “더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교섭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부는 이날 상집간부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특근·잔업과 회사교육은 중단했다. 주간조·야간조 2시간씩 파업을 했다. 19일에는 4시간씩 파업한다.

노사는 지난 10일 기본급 4만원 인상, 경영성과급 150%+100만원, 특별성과급 20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을 담은 임금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아차에 앞서 타결한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임금합의안이 마련되면서 가결이 점쳐졌지만 조합원 56.1%가 반대표를 던졌다.

최종태 지부장은 조합원 대상 담화문을 내고 “잠정합의 당시 교섭 과정을 반성하고, 조합원 동지들의 채찍질에 초심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다가서겠다”며 “(회사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도 지부 못지않게 강경한 입장이다. 최준영 기아차 대표는 이날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노사가 어렵게 합의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돼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이례적으로 현장의견그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대표는 “(전임 집행부는) 독자교섭을 하자더니 막상 교섭에 들어서자 우리가 먼저 합의하면 동종사(현대차)가 더 높은 수준에서 합의할 것이라며 교섭에 발목을 잡았다”며 “동종사 타결 이후 집행부가 교체되고 동종사와 아무런 차이가 없는 합의를 이뤘음에도 현장의견그룹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원칙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지금은 교섭에만 매몰돼 있을 때가 아니며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비효율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우리가 이번에 현대차보다 얼마라도 더 인상해 합의하면, 다음엔 현대차지부에서 난리가 날 것”이라며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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