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자 폭언과 갑질로 시끄러웠던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에 노조탄압 의혹이 있는 인사가 거론돼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20일 임시총회에서 5대 회장 선거를 한다.

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초 면접심사를 통해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을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2파전 구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권용원 전 회장은 최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권 전 회장은 사망 전 임직원과 운전기사 등에게 폭언을 한 것이 외부에 드러나 노동계에서 사퇴요구를 받고 있었다.

문제는 나재철 사장도 자신의 사업장에서 노조탄압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나 사장은 2012년 대신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8년째 사장을 맡고 있다. 나 사장 재임 시절인 2014년 1월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가 설립됐다. 사업 시작 후 53년 만에 생긴 노조였다. 이남현 전 지부장이 초대 지부장을 맡았다. 대신증권은 사내질서 문란 등을 이유로 이 전 지부장을 2015년 10월 해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부당해고 확정판결을 내렸다.

이 전 지부장은 올해 1월 복직했다. 지부와 대신증권은 최근에도 갈등을 겪었다. 지부는 대신증권이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프레젠테이션(PT) 대회가 저성과자 괴롭히기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가 사실은 노동자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차기 회장에 노조를 탄압한 전력이 있는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며 “협회 소속으로 300개가량 금융기관이 있는데 나재철 사장이 회장이 되면 다른 사업장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