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 창원공장이 사실상 1교대제 강행 방침을 밝혀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정규직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가 최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1교대제 노사협의 중단’을 결정하자, 회사는 노사합의가 필요 없는 ‘탄력적 교대조 운영방안’을 들고나왔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 13일 지회에 ‘2019년 12월23일부 직제개편에 따른 근태입력 안내’ 공문을 보냈다. 완성차와 SGE 조립라인의 A직장과 B직장을 통폐합한 뒤 12월23~29일은 주간조만, 12월30일~1월5일은 야간조만 근무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1교대제 시행은 노사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다만 생산량을 조절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23일부터 한 주는 주간조만, 그 다음 한 주는 야간조만 돌리는 식으로 교대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간조·야간조가 살아 있기 때문에 1교대제 시행은 아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시장수요를 감안하면 1교대제 시행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사합의가 필요한 1교대제 시행 전 단체협약 위반 논란을 피하면서 사실상 1교대제 시행 효과를 보겠다는 뜻이다. 게다가 회사는 월급 보전을 이유로, 주간조·야간조를 모두 출근시킨 뒤 근무조 외 인원을 대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공장 상황을 잘 아는 한 노동전문가는 “현장에서 주·야간조 모두 오전 7시까지 출근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며 “주·야간조를 한 공간에 몰아넣고 최대한 애를 먹인 뒤 현장에서 불만이 나오게끔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지난 12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사협의 중단을 결정하며 1교대제 시행을 막았던 지회는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창원지회장들은 이날 ‘1교대 전환 저지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지회에 힘을 보탰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전직 지회장들이 공동호소문을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정파를 불문하고 모두 1교대제 전환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조환·박석주·정해신·김학철·김기환·김순실·권철호·박상일·박종철 등 9명의 전직 지회장들은 호소문에서 “회사가 23일 1교대 강제시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사내 비정규직 585명의 일자리를 빼앗아 인소싱 공정 지원자 사내모집을 통한 인원들을 강제발령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채 노조를 압박하며 노노갈등을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사회적 비판이 이어지면 결국 정규직의 명분마저 상실되고, 정규직마저 고립시키는 구조조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며 “단협에 근거한 고용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회사의 일방적 독주를 막아 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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