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운동선수 10명 중 3명은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1명은 성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7~10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회원대학을 중심으로 102곳 4천924명의 학생선수 인권상황을 실태조사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대학 운동선수의 31%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비난·협박을 들으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언어폭력 장소(중복응답)는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주로 이뤄졌고, 선배선수(58%)·코치(50%)·감독(42%)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

33%는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피해자 15.8%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으로 맞았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박기·엎드려뻗치기(26.2%)와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행위(13%)가 꼽혔다. 가해자는 역시 선배선수(72%)·코치(32%)·감독(19%) 순이었다. 신체폭력 장소는 기숙사(62%)가 가장 많았다.

성폭력 피해 경험자는 9.6%로 조사됐다. "특정 신체부위의 크기나 몸매 등 성적 농담을 하는 행위"(4%)와 "자신의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4%),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2.5%)가 적지 않았다.

대학 운동선수들은 성인임에도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었다. 응답자의 84%가 학교 내 기숙사나 별도 합숙소에서 합숙을 했다. 26%는 외출·외박 제한뿐 아니라 통금·점호를 이유로 과도한 통제를 받았다. 과도한 운동으로 학업병행이 쉽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응답자의 76%는 주말과 휴일에도 운동을 하고, 38%는 하루에 5시간 이상 운동하고 있었다.

인권위는 “성인인 대학생 선수들에 대한 일상적 폭력과 통제가 심각함을 확인했다”며 “운동중심 운동부 문화를 해체하고 자율중심 생활로 전환하는 한편 일반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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