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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택시 환상을 좇지 말라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대구에서도 택시산업 현장은 혼돈의 연속이다. 카카오에서 출자한 프랜차이즈업체 DGT모빌리티가 막 영업을 시작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택시업계에도 프랜차이즈 형태 가맹사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서울에서는 카카오 이미지를 붙인 택시를 어렵지 않게 보고 있다. 카카오는 대구를 다음으로 선택하고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달리 경제규모나 택시시장이 작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프랜차이즈사업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밋빛 희망을 앞세워 회원 모집에 나섰다. 당연히 지역 택시노동자들은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먼저 카카오와 DGT모빌리티의 실체와 이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 내용이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 지금으로선 택시운전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콜서비스를 제공하고 1건당 1천원 수수료를 받는 것을 조건으로 가맹회원으로 택시법인회사를 모집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이러한 사업형태가 어떤 법률에 근거한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택시 프랜차이즈’라는 형태를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따금 등장하는 카카오라는 회사, DGT모빌리티의 관계가 어떤지, 자신들의 노동조건이 어떻게 바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짐작건대 회사도 모르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핵심 문제인 ‘호출’의 경우 현재도 그렇고 향후 자신들의 노동조건 결정에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가입 여부 등을 회사에만 맡기는 실정이라는 데 있다. 시간이 곧 돈인 이들로서는 회원으로 가입해 카카오를 이용하면 ‘콜’이 빨리 떨어질 수 있다는 희망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지속될 경우 발생할 중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둘 사이에 작지 않은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는 좋은 자본이 회사에 들어오는 것처럼 착각한다. 그런데 자본은 수익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특별한 예외는 없다. 더 큰 수익을 가져다줄 곳을 찾아다닌다. 시간이 지나면 애초의 선한 약속과 달리 자본과 수익을 핑계로 더 큰 수익을 강요한다. 택시산업에서 수입 원천은 택시운전 노동자들의 노동이다. 아마 100% 기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거대 자본이 대구 택시산업에 들어온다는 것은 당장은 다행일 수 있지만 자칫 노동자들이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 때론 더 일하고도 그에 걸맞은 안전과 노동조건이 한참 뒤로 밀릴 수 있다.

택시노련 대구본부에서도 이런 사정을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4일 조합원 1천여명이 DGT모빌리티의 일방적인 출범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DGT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운전자를 선정하거나 변경할 경우 노동조합과 협의하고, 운전자들의 노동조건은 현행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에 따르고,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지 않을 것”을 사업개시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다. DGT모빌리티는 가맹사업 면허를 얻기 전에 대구시와 택시노련 대구본부에 위 요구에 동의했다. 그런데 면허를 얻은 뒤 태도를 바꿔 버렸다.

어떤 이들은 ‘콜’ 서비스 하나를 두고 뭐 그리 거창한 반대 논리를 펴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보는 프랜차이즈사업과 다르지 않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택시산업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호출은 곧 수익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익을 가져다주는 자에게 노동은 종속되기 마련이다. 한 블록 안에 같은 사업주 소속 편의점·커피점이 즐비하게 들어선 후 어떤 사회적·경제적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 사업주들에게 인정이 있던가.

지금 같은 방식은 대규모 자본에게 대구지역 택시사업을 맡기는 꼴이다. 콜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택시운전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자는 누구겠는가. 만약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자들에게만 콜을 허용하겠다고 한다면 그땐 뭐라 할 것인가. 비교하건대 플랫폼에서 호출을 기다리는 배달노동자(라이더)들과 다른 게 없다. 사람의 안전한 이동권을 책임져야 할 택시노동자들이 음식배달업과 다르지 않게 된다. 이른 장래에는 오늘의 사용자는 1차적이고 형식적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그나마 누렸던 노동기본권은 흔적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와 대구시에 말하고 싶다. 환상을 좇지 말라. 노동에 기초한 산업이라야 지속가능하다. 자본과 플랫폼에 기초한 산업의 실체가 무엇인지 드러나고 있지 않나. 그럼에도 화려한 말에 매여, 일자리수에 메여 노동자와 가족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노동자들을 자본에 구속시켜서는 안 된다. 적어도 노동자들의 기본권·인권과 자본과 노동 간의 정의로운 분배 등을 연구한 후에야 위와 같은 사업을 시행해도 늦지 않다. 아주 기초적인 질문이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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