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 조직된 국립대병원의 청소·시설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조합원이 속한 4개 국립대병원 중 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 노동자들은 오늘부터 파업을 시작하고 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 노동자들은 쟁의권을 확보하는 대로 파업에 들어간다"며 "오늘부터 파업하는 인원은 20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10일 오전 4개 병원별로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을 포함한 7개 국립대병원이 자회사 전환을 배제하고 직접고용을 결정했는데도 노조 조합원이 포함된 4개 병원은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직접고용 합의를 완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별로 로비 또는 병원장실 앞에서 농성한다.

전국 15개 국립대병원 중 정규직 전환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은 경상대병원·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제주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날부터 사흘간 직종별 투표를 통해 직접고용과 자회사 고용 여부를 결정한다.

노조는 충남대병원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이 9월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간접고용 노동자를 자회사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정리하면서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자회사로 전환하면 정년과 채용절차에 유리하다는 식으로 홍보했고 결국 자회사 전환 쪽으로 정리됐다고 주장한다”며 “보건의료노조 소속 노측 대표는 당시 반대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콜센터·경비·주차 직종에 대해서는 자회사 전환 개별동의서를 받았지만 노조 조합원이 소속된 시설·청소 노동자들은 반대하고 있다”며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충남대병원장 항의면담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은 이번주에 간접고용 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 실무교섭을 시작한다. 전남대병원은 지난주 시작한 정규직노조 임금·단체교섭에서 해당 문제를 다룬다. 전북대병원은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전환 대상이나 정년·임금을 비롯한 정규직 전환 방식을 논의 중이다.

노조는 이날 “사회 공공성과 공익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국립대병원들이 사회적 약자인 저임금 고령노동자들의 정년과 고용절차를 볼모로 협박하고 있다”며 “하루 일당을 못 받으면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무노동 무임금을 감수하고 무기한 파업투쟁에 나선 심정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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