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노사가 직접고용 혹은 자회사 고용을 파견·용역 노동자 투표로 결정하기로 9일 합의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는 국립대병원 중 가장 많은 파견·용역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전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파업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이날 파업을 중단했다.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과 지부 분당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 오전 교섭에서 파견·용역 노동자를 직접고용할지, 자회사로 전환할지 여부를 직종별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투표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한다. 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사측이 이 같은 투표 방식을 제안했지만 기존 사측안을 선택지로 투표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며 “사측이 직접고용할 경우 적용할 정년과 채용절차 등의 조건을 상향하기로 하면서 투표를 통한 결정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노사는 직접고용되는 노동자 정년은 60세를 원칙으로 하고 고령자 친화직종은 단계별로 유예기간을 줘 계속고용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일반직종 직접고용 채용절차는 기존안보다 완화했다. 2017년 7월 정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이전 입사자는 면접 같은 간단한 절차를 거친 뒤 직접고용한다. 반면 이후 입사자는 경쟁채용을 거치되 가산점을 준다.

사측은 앞서 고령자 친화직종의 경우 정년 만 65세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노사 합의로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이 안정될 전망이다. 일반직종의 경우 채용절차를 거치는 조건으로 직접고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조건 없는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지부 관계자는 “직접고용시 조건을 상향했으니 대부분 직접고용쪽으로 투표할 것 같다”며 “노사가 서로 점거농성이나 소송 등으로 막판에 힘겨루기를 했는데,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등에서 적극적으로 중재한 것이 합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로 분회 조합원들은 지난달 7일부터 33일째 하던 파업을 중단했다. 10일 업무에 복귀한다. 원장실 앞 복도 점거농성도 10일 만에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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