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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에게 바란다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중앙노동위원회가 어디에 있나요?” “왜 고용노동부와 같은 건물을 쓰죠?” “혹시 노동부 영향을 많이 받지 않을까요?” 의뢰인인 조합원들로부터 받는 질문들이다. 부당해고 구제든 부당노동행위 구제든 자신들에게는 일생일대의 사건이다. 중앙노동위까지 오는 길이 얼마나 멀고 험했을까? 비록 그의 대리인이지만 그 마음만은 쉬이 헤아리기 어렵다. 게다가 중앙노동위가 노동부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걱정과 부담은 몇 배가 되고 만다. 노동부가 늘 조합원 편에 섰다면, 믿음이 단단했다면, 오히려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든든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노동분쟁 판정부터 차별시정, 쟁의조정 중재까지 담당하는 노동위원회는 그야말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지위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위와 같은 걱정이 없고 노동위가 내린 결과에 참여 당사자들이 승복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노동위의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을 정한 노동위원회법은 노동위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노동위를 노동부 장관 소속으로 두고(노동위원회법 2조2항) 장관 제청을 얻어야만 위원장이 되고(9조2항) 모든 예산집행에서 통제를 받는데, 어찌 심판과 조정의 독립성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노동위의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위상은 현장 대다수 노동자들이 원하는 바일 것이다. 지난 11일 박수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중앙노동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변화를 바라는 노동자들의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마침 20일 박수근 위원장이 한국노총을 방문했다. 중앙노동위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총연맹을 방문하거나 노동위 심판과 운영에 관해 노동자측에서 겪는 어려움을 경청한 예는 흔하지 않다.

노동법 이론·실무 최고권위자 중 한 명이다. 오랜 기간 노동위 활동을 한 이력에다, 개인적으로 그가 한 심판을 직접 본 경험도 있다. 박수근 위원장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박수근 위원장에게 “노동위가 독립돼 있지 않다면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전문성 부족으로 노사 불신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위 독립성 문제를 지적했다.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처한 위치가 갖는 상징성은 대단히 크다. 중앙노동위의 독립성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부와 같은 공간을 사용하면서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다. 서울에서도 그렇지 않았는데, 굳이 세종시에서 한 공간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나.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당장 중앙노동위만을 위한 독립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서울로 옮겼으면 좋겠다. 최소한 몇 개 심판회의소라도 설치해야 한다. 판정 이후 진행될 법원 관할 문제와 공익위원들의 활동 공간도 현실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박수근 위원장에게 거는 희망은 노동자들이 노동위에 바라는 역할과 같다. 법원과 비교할 때 노동위는 노동자 입장을 더 많이 이해하는 구조인 것은 틀림없다. 빠른 시간 내에 노동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공정한 심판 등은 노동위가 가지는 장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노위 재심판정에 대한 행정소송(452건) 재심유지율은 86.5%다. 최근 수년 동안 재심유지율이 85%에 이를 만큼 중앙노동위 판정에 대한 신뢰도는 높다. 노동위의 이러한 장점은 더 발전시켜야 한다.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가 그 전제임은 물론이다.

노동법원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노동법원이 노동위를 대체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 하루라도 빨리 노동법원을 세워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노동법원이 노동위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참여정부에서 시작된 논의가 10여년간 되레 잦아들었고 곧 만들어질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고 본다. 설사 노동법원이 있더라도 노동위의 긍정적 기능까지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요컨대 노동법원과 노동위는 상호 보완하고 발전하는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게 좋겠다. 노동자에게 다양한 분쟁해결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지 않은가. 현재로서는 노동위 혼자서 상당 부분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위원회법을 포함한 심판조정 절차에 관한 규정을 다듬어야 한다. 노동부와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위만 전담으로 하는 조사관과 상근 임직원을 대폭 늘리고 공익위원 선정방식과 규모 및 자격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 정도 제도적 틀을 갖춘 후라면 사건관할 범위와 한계에 대한 재설정도 가능할 것이다. 노동위에서 해고뿐만 아니라 ‘체불임금’까지 심판한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이 뭔가. 노동위 판정에 법원 기판력에 준하는 효력을 부여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박수근 위원장의 취임을 축하한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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