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선거관리위원회

김호규 위원장 후보조와 이양식 위원장 후보조(기호순)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 금속노조 11기 임원선거 선거운동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정책토론회가 열렸는데, 10기 집행부 활동을 두고 두 호보조가 엇갈린 평가를 하며 날을 세웠다. 10기 위원장을 역임한 김호규 후보는 연임에 도전한 상태다.

특히 김호규 집행부가 주요하게 추진한 '산별임금체계 및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전국 단위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에 이양식 후보조는 "재벌에 면피를 줬다"고 혹평했지만 김호규 후보조는 "산별임금체계 구축을 위한 교두보"라고 항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호규 후보·김용화 수석부위원장 후보와 이양식 후보·이선임 사무처장 후보가 각각 참여했다.

이양식 후보 "투쟁 못하는 종이호랑이 취급받아"
김호규 후보 "장기투쟁 사업장 해결했다"


이양식 후보조는 "10기 집행부가 제대로 된 투쟁을 못했다"고 비판했다. 먼저 기조발언을 한 이양식 후보는 "무기력과 패배주의를 끝장 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조합원들은 노조에 무관심해지고, 간부들은 현장투쟁에 지쳐 있으며, 자본은 투쟁도 못하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노조로 보고 있다"며 "다른 나라 산별노조 경험과 이론을 가져와 우리 현실에 억지로 맞추려 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호규 후보는 파인텍·콜텍·쌍용차 등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과 교육연수원 건립 착수를 성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조합원) 4만명 시절에 만들어 놓은 금속노조가 18만명·20만명·30만명으로 가기 위해서는 보다 내실 있고 정교하게 노조를 새롭게 재건축하고 리모델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산별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성동조선해양·STX조선 등 중소 조선소 구조조정,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금호타이어 매각 등 지난 2년간 조선업·완성차·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반대투쟁에 대해서는 두 후보조 모두 "아쉽고 부족한 투쟁"(기호 1번), "조합원을 엄호하고 선도하지 못한 투쟁"(기호 2번)이라고 평가했다.

김호규 후보는 "아쉽고 부족하고 못한 점도 솔직히 인정한다"며 "앞으로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전에 개입하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양식 후보는 "한국지엠과 현대중공업 투쟁에서 금속노조가 엄호하고 선도하지 못했다"며 "대정부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또다시 조합원들의 고용을 뺏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사공동위, 재벌 면죄부? 산별교섭 교두보?

노조 산별교섭 전략도 도마에 올랐다. 기호 2번 이선임 사무처장 후보는 "산별교섭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본질은 자본·재벌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기아차가 구두로 약속한) 노사공동위 참여는 '구두 합의'로 포장됐지만 결국 재벌에 산별교섭을 피할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선임 후보는 "산별교섭에 왕도는 없다"며 "조합원 요구에 기초해 재벌 투쟁을 중심에 두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호규 후보는 "노사공동위는 재벌에게 면피를 준 게 아니냐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면서도 "노사공동위는 완전한 산별교섭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지,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11기에서는 산별임금체계를 만들기 위해 단협실을 보완하고, 단협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금속노조를 새롭게 이끌어 가겠다는 데에는 두 후보조 모두 이견이 없었다. 김호규 후보는 "스무 살 청년의 기백으로 안정적인 지도력으로 조합원의 변화된 희망과 미래를 만들고, 고용안정과 생존권을 지켜 내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양식 후보는 "2020년 20만 금속노조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새로운 투쟁과 교섭으로 승리하는 금속노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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