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산하 여러 조직에서 연말연시 기관장 교체가 이뤄짐에 따라 노동계가 낙하산·부정 인사가 이뤄지는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8일 노조 한국자금중개지부에 따르면 조만간 후임 사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차관급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자금중개 사장은 관료들이 도맡아 왔다. 전원 금융위원회 출신이었다. 최근 임기가 만료된 이현철 사장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부 관계자는 “상급단체와 반복되는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장 인선 과정에 투명성을 기하라는 취지를 담은 성명서 발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도 다음달 만료된다. 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는 이달 1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부는 차기 행장 조건으로 △분명한 공공조직에 대한 비전 △기업은행에 대한 전문성 △자율경영을 향한 도전정신 △공정하고 투명한 내부 인사 △직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꼽았다.

김형선 위원장은 “직원들이 행장 선임에 관심이 큰 것은 비단 새 식구 면면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이 아니다"며 "직원 1만3천명과 당기순이익 1조7천억원의 거대 조직이자 국가 경제 중추인 중소기업 전문은행을 이끌 비전과 능력을 갖췄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는 내년 1월 새로운 회장을 뽑는 선거를 치른다. 김병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현행 농업협동조합법은 연임을 금지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농협중앙회장 임기를 한 번 연임할 수 있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농협중앙회측은 공청회와 토론회 등에서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노조 NH농협지부는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이 밖에 노조 산하 조직인 자산관리공사에서 조만간 기관장이 바뀐다. 노조 관계자는 "기관장이 교체되는 지부들과 함께 낙하산 인사나 부정인사가 이뤄지는지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이를 저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