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영 기자
“자회사도 억울한데, 1년마다 계약을 다시 한다니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식비가 단돈 10원도 안 나옵니다. 재작년까지 나오던 식비 10만원이 사라졌어요. 밥은 주고 일을 시켜야죠. 주던 식비는 왜 없앤단 말입니까.”

청소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박수를 치며 공감했다.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가 14일 정오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연 KBS 청소노동자 처우개선 기자회견장 풍경이다. 노조는 이날 청소노동자 정규직화와 식비 지급을 KBS에 요구했다.

KBS 청소노동자들은 KBS비즈니스라는 자회사 소속이다.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일한다. 이들은 “대부분 고용승계는 되지만 매년 12월이 되면 혹시라도 잘리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매년 1월 신입사원이 되는 탓에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똑같이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정진희 지부 조직국장은 “지난번 교섭에서 사측에 ‘우리는 왜 비정규직인가’라고 물어봤더니 회사는 ‘회사가 어려워질지도 모르니까’라고 답했다”며 “회사가 적자일 때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정규직은 자를 수 없으니 청소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자르겠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지부는 식대 지급 지급도 요구했다. 청소노동자들이 2년 전까지 받았던 식대 10만원은 지난해부터 직무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최저임금에 산입됐다. 지부는 “꼼수”라고 비판하며 “밥은 주고 일을 시켜라”고 촉구했다.

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KBS비즈니스와 임금·단체교섭을 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이 8월 노조에 가입한 뒤 처음 하는 교섭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뒤 3차 교섭을 했다. 정진희 국장은 “사측이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등짝에 선전물을 붙이고, 도저히 안 되면 연말 KBS 연예대상 하는 날 파업을 하고 손을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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