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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은 호텔에서? 한국히타치화성 '노조 무시전략'에 파업 장기화파업 77일차 한국히타치화성분회 "노조 인정하고 회사에서 교섭하자"
▲ 금속노조

일본기업 히타치케미칼 국내 자회사인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회사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지난 8월21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파업이 8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금속노조와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파업 77일차를 맞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에 노조 인정과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는 인쇄회로 기판 핵심재료인 드라이 필름을 가공·판매하는 회사다. 직원은 90여명이고, 생산직이 24명이다. 올해 3월 생산직이 중심이 돼 노조를 만들고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지역지회에 가입했다. 조합원은 17명이다.

김민호 한국히타치화성분회장은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분회장에 따르면 회사는 '고객과의 약속'을 이유로 특근과 잔업을 사실상 강요했다. 특근·잔업을 거부하면 인사고과 하위점수를 주고, 성과급·인센티브를 차등해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은 설·추석 연휴에도 명절 당일만 빼고 일했다. 노동자들이 주야맞교대로 열심히 일한 결과 지난해 매출 1천581억원에 5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분회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회사에 요구하자, 사측은 "회사 밖에서 근무시간 외에 교섭을 하자"고 주장했다. 회사가 '사외 교섭'을 고집하면서 노사는 호텔에서 교섭을 했다. 노조가 요구한 사무공간·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공, 조합비 공제를 회사가 거부하면서 교섭은 공전을 거듭했다. 분회는 8월21일 파업에 돌입했다.

김민호 분회장은 "회사가 9월20일 교섭에서 그동안 합의했던 내용까지 원점으로 돌리는 안을 가져오면서 교섭이 결렬됐다"며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노조를 인정하고 회사 안에서 교섭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의원은 고용노동부에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에 대한 기획수사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노동부는 2017년 부당노동행위 근절방안을 발표하면서 장기 노사분쟁 사업장을 기획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며 "파업 80일 사태를 방관하지 말고 조속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회사 관계자는 "신의성실 원칙에 입각해 노조와 교섭할 의사가 있다"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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