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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노동자 안전운임제 투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윤애림 노동권 연구활동가
▲ 윤애림 노동권 연구활동가

대한민국헌법 32조1항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해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이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 보장에 노력해야 한다”고 추상적으로 선언했던 조항을, 1987년 민주화투쟁을 거치면서 ‘최저임금제’라는 기본권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최저임금법’은 1986년 12월31일부터 시행됐지만, 최저임금제가 실제 노동자 대중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2000년 민주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그 이전의 최저임금은 지나치게 낮게 결정돼 실제 임금의 최저한도로 기능하지 못했지만, 민주노총이 최저임금위에 참여해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와 보편적 적용을 위한 요구를 갖고 싸우면서 현실적 의미를 얻게 됐다. 지난 20년의 투쟁을 통해 최저임금제는 모든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끌어올리는 ‘국민 임투’로서,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저임금의 노동력을 원하는 자본은 최저임금제를 피해 갈 수 있는 다양한 편법적 노동형태를 만들어 냈다. 대표적 사례가 ‘도급제’ 보수다. 노동시간이 아니라 오직 노동의 결과에 대해서만 보수를 지급하는 개수임금·실적급제·수수료 등에 의존하는 노동형태가 점점 확산했다. ‘실적’과 ‘보수’를 100% 연동시키는 방식은 여러모로 자본에 유리한데, 우선 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 시키지 않아도 노동자가 알아서 더 오래, 더 열심히, 더 경쟁하면서 일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 통제수단이 된다. 게다가 ‘실적’을 낳기 위해 노동자가 준비 또는 대기하고 노동의 장소로 이동하는 등의 필요 노동시간에 대해 전혀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더해 사용자에게 가장 좋은 점은, 도급제 보수를 강제하면 ‘근로자’가 아닌 ‘자영인’으로 위장시키기 쉽고, 궁극적으로는 노동법의 사용자 책임을 완전히 벗어날 수도 있는 방편이 된다는 점일 것이다.

이렇게 도급제 보수에 의존하는 노동형태는 제화공·건설업·화물차주 겸 기사와 같은 전통적 산업 분야에서부터 IT 및 통신산업, 플랫폼 노동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플랫폼 노동은 실적의 건당 보수지급을 넘어서 건당 고용이라는 극단적 불안정화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창립 100주년에 맞춰 ‘노동의 미래 선언’을 발표하면서 비공식부문의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적정한 최저 보수, 최장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 노동안전·보건을 비롯한 기본적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선언했다.

도급제 보수가 저임금·공짜노동·장시간 노동뿐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보건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고발하며 싸워 왔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17년 투쟁의 성과로 내년 1월1일부터 화물운송업에서 안전운임제가 실시된다. 화주로부터 내려오는 다단계 위탁으로 절반 이상이 새어나가는 운임, 일감을 얻기 위해 과적·과속을 강요당하고, 차량구입에서 운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용을 기사가 책임져야 하는 비정상적 구조 속에서 화물차 노동자들은 매년 교통사고 사망자의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위험으로 내몰려 왔다.

현재 화물연대본부가 참여하는 안전운임위원회에서 내년부터 시행할 안전운임제·안전운송원가제의 적용 품목, 결정 방식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은 컨테이너·시멘트 등 극히 일부 품목에 한해 2022년까지 3년 일몰제로 안전운임제를 도입했기에 이를 산업 전체의 기준으로 확장해 나갈 역할도 노동조합에 요구되고 있다.

현행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화물차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산업적 최저임금제를 쟁취하고 현실화시켜 나가는 것은, 도급제 보수에 의존하는 다른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당장 앱을 매개로 배달노동을 하는 라이더유니온 등도 플랫폼 산업에서 안전운임과 유사한 최저 보수기준 확립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의 적정임금 쟁취를 위해 우리가 지금 화물연대의 제대로 된 안전운임제 쟁취투쟁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노동권 연구활동가 (laboryun@naver.com)

윤애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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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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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키 2019-10-31 18:50:35

    올백번 지당하신 말씀 입니다
    잘짚어 주신글 입니다   삭제

    • xhu 2019-10-31 17:28:41

      탁상공론으로 내린 결론을 진실인양 말씀안해주셨으면 하네요. 타리프 금액대로 주는 화주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기는 하셨는지.. 앉아서 키보드만 두드리지 마시고 실제로 영업이란걸 해보세요. 할 이유가 없겠죠. 이렇게 키보드만 두드려도 먹고 살아지니까..답답합니다.정말.. 과적, 과속을 강요하는거 같나요? 안전운임제가 시행되면 지금 하는 운송행태가 없어질거 같나요? 똑같습니다. 돈이 더 벌리는데, 안할거 같아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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